세계일보

검색

“맘에 안 들면 악성 항의” 결국 ‘키즈존’ 운영 중단…전문가 “자녀 방치하는 부모 잘못”

입력 : 2023-08-24 10:27:29 수정 : 2023-08-24 10:31: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일부 부모의 악성 항의에 동네 하나 뿐인 소아과 폐업하기도
게티이미지뱅크

제주도에서 ‘키즈존’을 운영하던 카페가 일부 부모들의 악성 항의로 운영을 중단한다는 사연이 전해져 ‘노키즈존’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전문가는 “민폐인 줄 알면서도 방치하는 일부 부모들의 잘못”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들의 행동을 부모가 바로 잡아야 하는데, 이를 방치해 손님은 물론 영업장에도 큰 피해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24일 아이뉴스에 따르면 제주도의 한 카페는 ‘고객 항의로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키즈존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카페는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들을 위해 별관에 키즈존을 만들어 운영했다. 하지만 아이와 동행한 손님들은 키즈존을 이용하지 않고 본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자녀와 함께 본관을 이용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뛰어노는 걸 방치하는 등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계속됐다.

 

카페 사장은 직원들이 “키즈존 이동을 부탁하면 되레 화를 내거나 고의적인 영업 방해, 창피 주기를 시작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본관에서 아이들이 뛰고 소리 지르고 탕에 모래를 던지는 등의 놀이를 해도 부모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방관했다”며 “심지어 본인들이 시킨 식사비용을 환불받고서야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같은 사연에 대해 아동복지관의 한 전문가는 24일 세계일보에 “아동에 대한 배제보다는 포용이 필요하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17년 노키즈존에 대해 아동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시정을 권고했다”면서도 “다만 카페 사장의 호소처럼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분명 있다. 이를 바로 잡는 건 부모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연과 유사한 사례로 병원이 폐업하는 일도 발생했다.

 

보호자 없이 혼자 진료받으러 온 9세 어린이를 돌려보냈다가 ‘진료 거부 민원’을 받은 한 병원이 소아과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원칙적으로 ‘응급진료를 제외한 보호자 동반을 우선으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원을 제기한 부모는 “아이가 아픈데 진료를 거부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일로 동네 하나뿐인 소아과가 사라지게 돼 지역 맘카페에는 다양한 의견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앞선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공개했다.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은 안내문에서 “최근 9세 초진인 ○○○ 환아가 보호자 연락과 대동 없이 내원해 보호자 대동 안내를 했더니 보건소에 진료 거부로 민원을 넣은 상태”라며 “보호자의 악의에 찬 민원에 그간 어려운 상황에도 소아청소년 진료에 열심을 다한 것에 회의가 심하게 느껴져서 더는 소아에 대한 진료를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소아청소년과 진료의 제한이나 소아청소년과로서의 폐업 및 성인 진료로 전환을 할 예정”이라며 “일단 장기간의 휴식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의원은 환아의 안전과 정확한 진찰을 위해 14세 미만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진료는 응급사항이 아닌 이상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보호자 없는 진료에 대해 의사의 책임을 물은 법원 판례가 있으며, 진료에 보호자 대동은 아픈 아이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보내주신 소중한 제보, 기사가 됩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