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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쟁반 가득 채운 밑반찬 … 풍성한 맛에 마음까지 든든 [김동기 셰프의 한그릇]

, 김동기 셰프의 한그릇

입력 : 2023-06-24 12:00:00 수정 : 2023-06-23 2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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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식당

아산 온양온천역서 차로 10분 이동
청국장·된장찌개 백반 등 주요 메뉴
청국장에 밥 한수저 전날 노독 풀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찜도 일품
다양한 메뉴 만큼 음식맛 조화로워
이른 아침 방문한 충남 아산시 대웅식당의 백반은 은쟁반이 가득 차도록 반찬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메인 반찬 격인 찌개와 함께 나오는 계란찜은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푸짐하고 따뜻한 맛이 났다.

 

#대웅식당

지난해 겨울, 전날 내린 눈이 아직 소복이 쌓여 있던 이른 아침, 1박2일간의 짧고 고된 일정 중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숙소에서 나와 밥집을 찾아 나섰다. 출장을 가면 항상 그 동네에 오래된 노포나 밥집을 미리 찾아놓기 마련인데, 이번 출장은 연말에 잡혀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고 일정 내내 메뉴 개발을 하느라 꽤 벅찬 하루를 보냈었다. 녹초가 되어 숙소에서 쓰러져 잠이 들고 아침 부랴부랴 체크아웃을 하며 검색을 해 찾은 곳이 바로 ‘대웅식당’이다.

개나리빛의 식당 내부

숙소를 온양온천역 근처로 잡았는데, 근처에 아침 일찍 여는 맛집들이 변변찮아 걱정 속에 차를 몰고 10분가량 이동을 한 대웅식당의 입구엔 여기가 오래된 곳임을 증명하는 듯 이젠 보기 드문 고무 대야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차량 히터가 채 돌지 않아 차가운 손에 입김을 호호 불며 들어간 식당 안은 봄을 기다리는 햇살처럼 따뜻한 개나리 빛을 띠고 있었다. 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많이 앉아 있었는데, 막 집에서 나온 듯한 편한 복장으로 ‘혼밥’을 하는 손님부터 사이 좋게 앉아 있는 노부부, 멀리서 찾아온 것 같은 캐리어를 지닌 여행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물을 한 잔 마시고 오래된 메뉴판을 바라보았다.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백반이 주 메뉴들이다. 나는 혼자 방문한 백반집에서는 김치찌개는 주문하지 않는다. 김치찌개는 둘 이상이 방문해 양푼 같은 큰 그릇이나 뚝배기에 가득 끓여 나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엔 역시 뜨끈한 청국장만큼 좋은 건 없기에 다소 느긋하게 주문을 하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대화소리, 주방 직원들의 달그락거리는 소리,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TV 소리, 처음 방문한 곳에서 반찬을 기다리는 이 잠깐의 순간처럼 기대되고 설레는 시간이 어딨을까?

대웅식당 백반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상을 받아보고는 내심 놀랐다. 큰 쟁반 가득 담겨 있는 반찬들 때문이다. 반찬이 올라갈 곳이 없어 다른 찬그릇 위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반찬 가짓수도 가짓수이지만 음식의 때깔에서 이곳의 노하우와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결 부랴부랴 검색해 찾아올 곳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따끈한 청국장과 함께 또 다른 뚝배기가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찜이다. 청국장을 한수저 떠 밥에 비비고 따끈한 계란찜을 한입 먹으니 전날의 노독이 풀리는 느낌이다.

12가지가 넘는 찬들을 한입씩만 먹었는데도 밥 한 공기로는 찬과 밥이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남은 반찬들을 바라보며 밥 한 공기를 더 시키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처음으로 내가 대식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따끈한 밥과 청국장

#한겨울 따뜻했던 계란찜

메인격인 찌개와는 별개로 나오는 계란찜에 한겨울 차가웠던 손과 마음이 모두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찌개에 한수저, 계란찜에 한수저 하다 보면 밥그릇은 금방 바닥이 보인다. 차려진 반찬을 다 맛보기 위해 밥을 아껴 먹어야 하는 노력까지 해야 한다.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맛이다. 과거부터 관광지인 이 아산의 음식점은 다양하고 많은 손님들을 받았을 곳이었기에 크게 흠을 잡을 것이 없는 그런 조화로운 맛이다.

백반집에서 계란반찬은 꽃이다. 굳이 주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지만 나왔을 땐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사장이 계란을 주겠다 싶다면 선택지는 다양하다. 삶은 계란을 장조림으로 할 수도 있고, 다들 좋아하는 간편한 계란 프라이도 할 수 있다. 큰 판에 한 번에 쪄내어 퍼서 차갑게 식은 계란찜을 내줄 수도 있다. 대웅식당에 나오는 뚝배기 계란찜은 가뜩이나 손 많이 가는 찬들 속에서도 굳이 화구 레인지를 하나 더 써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을 선택한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란은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음식재료로 아침, 점심, 저녁 어떤 시간대에 식탁에 올라와도 잘 어울린다. 또 찜이나 프라이, 조림, 반숙으로 삶는 것처럼 정말 다양하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계란은 거의 모든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릴 정도로 영양학적으로도 우리에게 좋지만 노른자에 포함된 황 성분은 배속의 가스를 유발해 방귀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계란은 토마토와 궁합이 잘 맞는데 토마토 계란탕, 토마토 계란볶음 등의 요리들이 유명하며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가 있어 주식으로도 간식으로도 손쉽게 접할 수가 있다. 우리는 주로 반찬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양에서는 브런치 메뉴의 주재료로도 사랑받는데 손쉬운 스크램블 에그나 보일드 에그(삶은계란), 그리고 에그베네딕트나 오믈렛 등 기술이 들어간 다양한 계란요리들이 있다.

 

프리타타

■토마토와 새우, 시금치를 넣은 프리타타 만들기

<재료>

계란 3알, 우유 100ml, 크림 50ml, 새우살 50g, 시금치 50g, 토마토 1/4ea, 양파 15g, 소금 some, 설탕 some, 버터 10g, 가루 파마산 치즈 some

<만들기>

① 계란, 우유, 크림, 소금, 설탕, 파마산 치즈를 섞어 계란물을 만든다. ② 새우살과 양파, 시금치는 버터에 볶아 준 후 식히고 계란물에 넣어 준다. ③ 위 재료를 용기에 넣어 준 후 슬라이스한 토마토를 넣고 200도씨 오븐에 15분간 구워 준다. ④ 식으면 꺼내어 준 후 접시에 담기 전에 살짝 데워 먹는다.


김동기 다이닝 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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