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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바둑이’ 이렇게 생겼구나”…멸종된 토종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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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6-08 14:00:00 수정 : 2023-06-16 16: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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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에 남은 바둑이 유전 형질 뽑아 복원
5품종 유전체 분석 통해 토종개 기원 밝혀
진돗개는 동남아, 삽살개는 유라시아 혈통

조선시대 민화나 병풍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한국 토종개 ‘바둑이’는 털이 짧고 얼룩무늬를 가진 삽살개다. 바둑이는 조선시대 후기까지 사랑받는 토종개였지만 일제가 모피용으로 도축하면서 이후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다. 사라졌던 바둑이는 최근 국내 연구팀 노력으로 집단 복원됐다.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박찬규 교수 연구팀은 8일 건국대 생명과학관에서 게놈(Genome·유전체) 분석으로 한반도 토종개의 지리적·시대적 기원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바둑이를 공개했다.

 

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관에서 열린 한반도 토종견 유전자분석 연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털이 짧은 삽살개 바둑이(왼쪽)와 털이 긴 삽살개 겨레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토종 삽살개에 남아있던 유전적 형질을 뽑아 바둑이를 복원했다”면서 복원된 50여마리 가운데 1마리를 발표 현장에 데리고 나왔다.

 

연구팀은 바둑이의 유전적 특징인 얼룩무늬가 드러나는 삽살개를 선발·교배해 바둑이의 형질이 고정된 단일 품종의 집단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몇 마리 수준이 아니라 품종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집단적 규모라는 얘기다.

 

박 교수는 “조선시대 민화 등 기록에 등장하는 한국 토종개 바둑이를 전통유전육종학적 기법으로 복원해 품종화한 것”이라며 “체세포 복제와 인공 수정으로 바둑이 삽살개 소수 개체가 태어난 적은 있지만 바둑이의 유전적 형질이 완전히 고정된 집단이 구축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삽살개와 진돗개를 포함한 극동아시아 5개 품종 총 25마리의 게놈 서열을 새롭게 해독해 토종개의 지리적·시대적 기원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에는 고대 개와 늑대, 아시아·유럽 개 등 211마리 개과 동물의 전체 게놈 염기서열 정보가 비교·분석됐다.

 

이에 따르면 한반도의 토종개들은 남방 지역에 뿌리를 둔 동남아 혈통과 북방 중앙아시아 지역에 근원을 둔 유라시아 혈통으로 나뉜다.

 

한국 토종개들은 약 2000년에서 1만년 전 사이 한반도로 이동해 왔다.

 

토종 ‘진돗개’와 ‘동경이’는 동남아 혈통에서 유래됐으며 뉴기니 싱잉독, 호주 딩고, 베트남 토종개와 혈연적 연관이 깊다는 것이 밝혀졌다.

 

삽살개는 유라시아 혈통으로, 현존하는 개 중에는 티베트 마스티프, 시베리아허스키와 촌수가 가깝고 북중국 토종개들과도 혈연적 연관이 깊다.

 

연구팀은 “기원전 2800년 북방 스텝(Steppe)지역에서 한반도로 대규모 유목민이 유입된 시기와 이후 동남아에서 발달한 벼농사 기술이 한반도에 도래한 시기가 한국토종개의 기원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대 인간 집단의 이동로를 유추하는데 개의 혈통연구가 중요한 보조 수단인 만큼 이번 연구 결과는 개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민족적, 인종학적 정체성 이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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