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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약 15만명의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던 러시아는 그해 9월 부분 동원령을 내려 약 30만명 이상을 소집했다. 당시 외신들은 “러시아군이 교도소 죄수를 군인으로 채용하거나 노년층이 군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극빈층을 대상으로 병력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 초기 상당수 병력을 잃다 보니 병력 충원이 다급했던 게다. 러시아 용병기업인 와그너그룹이 수만명의 용병을 투입해 메우기는 했지만 언제까지 충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중국도 지난달 1일 징병조례를 개정해 기존 입대에 나이 제한을 뒀던 것을 없애고, 퇴역 군인의 재입대를 허용해 원래 부대로 돌아가거나 이전 임무를 수행하기 쉽게 했다. 약 200만 병력을 보유한 중국 군대가 추가 병력 충원에 나선 것인데, 외신들은 대만해협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 시도로 해석했다.

이를 의식했을까. 미 육군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신병 유치를 위해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던 ‘입대 준비 캠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체중이나 낮은 학업 수준 등으로 입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MZ세대들에게 운동을 시키고 공부를 가르쳐 입대시키겠다는 것이다. 미 육군이 신병 모집을 위한 별도 캠프까지 운영하게 된 이유는 심각한 병력 부족 현상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미 육군은 신병 4만5000여명을 모집했는데, 이는 목표치 6만명의 75%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 군사강국의 현실이다.

우리도 출산율 저하에 따른 병력 수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 징집 연령인 만 20세 인구는 올해 25만여명에서 2037년에는 18만여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전쟁은 시작하는 것보다 끝내는 것이 더 어렵다. 현대전에서 장비·물자의 소모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정찰감시 및 지휘통제 수단의 발달로 전투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강도도 높아진 때문이다. 그만큼 병력 손실이 크다는 얘기다. 첨단 무기체계를 확보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다 해도 전쟁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병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분단된 우리로선 더욱 절박한 문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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