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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사우디 양강 구도 속 ‘유럽 표 결집’ 伊 부상 [부산엑스포 유치, 도약하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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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30 17:56:57 수정 : 2023-03-30 17: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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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전 변수 살펴보니

EU 외교 고위대표, 로마 지원 약속
과거 2차 세계대전 탓 불발 등 강조

중국 강력한 지지 등에 업은 사우디
반미 전선 모양새에 서방 대응 주목

한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로마가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로마는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유럽 표를 결집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계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동조하는 듯한 유럽 각국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유치전을 리드 중인 것으로 평가받는 리야드는 중국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있지만 서방 측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폴로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탈리아 일간 일 폴리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뒤 회견에서 “로마와 오데사는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그것은 좋은 징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멜로니 총리는 “엑스포가 유럽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국가끼리 손을 잡고 엑스포를 유치하자는 말이었다.

유럽 다른 나라도 이런 이탈리아의 생각에 상당히 수긍한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는 21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전날 로마의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보렐 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이사회를 주재하며 “우리는 로마의 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EU의 모든 대표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그들 모두가 이탈리아의 유치를 지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참석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결의안이 채택된 것에 대해 보렐 대표에게 감사한다”며 “로마가 결선 투표에 진출하고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환영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마=AP연합뉴스

로마는 1942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지만 2차 세계대전 탓에 불발된 사례가 있다는 이유로 2030년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이탈리아는 2015년에 밀라노에서 엑스포를 개최한 적이 있다. 따라서 15년 만인 2030년에 다시 엑스포를 이탈리아가 개최한다면 독식 논란이 있을 수 있고, 2026년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열릴 예정이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본이 2005년 아이치 엑스포에 이어 오는 2025년 오사카 엑스포를 따냈고, 중국이 2008년 하계올림픽을 치른 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개최한 전례가 있다.

오데사가 로마를 밀어주며 개최 후보지에서 빠질지도 아직 알 수 없다. 국제박람회기구(BIE)에 따르면 오데사 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최근 프랑스 파리의 BIE 본부에서 예정된 실사를 마쳤다.

리야드와 관련해서는 중국 변수가 급부상했다.

사우디가 지난달 10일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사우디가 미국과 서방의 눈 밖에 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22년 12월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 왼쪽)이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운데 오른쪽)에게 환영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나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자국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서방에서 의심받는 데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를 거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도 껄끄러워진 상태다.

‘1국가 1표’ 원칙이 작동하는 유치전에서는 ‘어떤’ 나라의 마음을 사로잡느냐보다 ‘다수’ 국가의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에 비중이 실린다. 그런 점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한 중국의 존재감은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게 친서를 보내 리야드의 2030 엑스포 유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태영·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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