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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노매드랜드와 스타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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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4 22:41:26 수정 : 2023-03-24 22: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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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개봉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노매드랜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밴을 타고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현대 유목민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펀은 집을 떠나 밴에 몸을 의지해 여기저기를 떠돈다. 이 영화에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아마존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기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인공 배우는 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직접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루 교대근무로 10~12시간 일하며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분류하고, 상자에 담았다. 몸을 굽히고, 쪼그려 앉고, 끊임없이 바코드 스캔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기자가 직접 찾은 대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곳이어서 영화 ‘노매드랜드’ 속 아마존 물류센터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기우였다. 쿠팡 물류센터는 오히려 SF영화 스타워즈에 가까웠다. 커다란 물류센터를 가득 채운 것은 사람이 아닌 수많은 로봇이었다.

박미영 산업부 기자

컨베이어 벨트 앞 두 사람이 ‘소팅봇(분류 로봇)’의 선반 위로 택배 봉투를 올려놓으면 로봇들은 차례대로 줄을 서서 상품을 받은 뒤 제 갈 길을 찾아갔다. 물건을 배당받지 않은 소팅봇은 다른 로봇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자리를 바꾸면서 스스로 충전까지 완료하는 모습을 보였다. 풋살장만 한 물류센터엔 바코드 소리와 바람을 가르는 소팅봇의 움직임만이 가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그룹이 최근 발간한 ‘글로벌 유통 강자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매출 증가율을 보인 유통 기업 3위에 올랐다. 글로벌 250대 주요 유통 기업 가운데 순위가 17계단 이상 상승하며 롯데를 넘어섰고 이마트와 격차를 줄였다. 급성장하는 쿠팡을 향해 유통계는 물론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팡은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대구 첨단물류센터에서만 물류 업무는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초대형 물류센터가 운영되면서 대구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성장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간접 고용 효과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쿠팡은 특히 로봇과 사람의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강한승 쿠팡 대표는 “디지털이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면서 ”코로나로 힘들었던 기간 쿠팡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디지털 혁신이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는 팀플레이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한 때이다.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단순한 고용 창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고용의 질까지 혁신할 쿠팡의 새로운 비전을 기대해본다.


박미영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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