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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성상 평소 지인들의 질문을 자주 받는다. 뉴스를 보며 궁금했던 내용,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 등 종류도 다양하다. 기자라고 해도 실상 별다른 지식은 없기에, 함께 토론하며 여론을 가늠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지난해 서울시를 담당하고부터 최근 가장 많이 질문받은 주제가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 요금이 언제, 얼마나 오르는 거야?”

구윤모 사회2부 기자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을 요즘처럼 체감하는 때가 없다. 대중교통은 요금이 오른다고 해서 안 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주제가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요금을 올리는 것도 아닌데, 저 질문에 대답할 때면 괜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유감스럽지만,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은 올해 하반기에 오른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억제 방향에 따라 시기가 4월에서 잠시 미뤄졌을 뿐이다.

기획재정부의 결단이 없다면 인상 폭은 300원이 유력하다. 서울시는 더는 적자를 견디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규모는 매년 1조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65세 이상 노인 무임수송 운임이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기재부에 손실 보전을 요구하는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기재부가 도와주면 요금 인상 폭을 20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도 밝혔다. 서민 부담을 최소 100원 덜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재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지하철은 지방자치단체 사무이기에 적자 문제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요구를 외면했다. 국회에서도 정부 지원 필요성을 인정해 올해 손실 보전 예산을 편성하려 했지만, 기재부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루 평균 700만명 이상의 시민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다. 개인 기준으론 100원이더라도 행정기관 입장에선 재정적으로 큰 부담인 것은 맞다. 당장 제도적인 문제, 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도 누구나 다 공감한다. 그럼에도 서민 삶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방법을 고민하는 게 정부와 지자체의 의무이다. 요즘같이 고물가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이 클 땐 더 절실한 모습이다. 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와 기재부가 장외에서 벌이는 ‘폭탄 돌리기’를 보며 쓴입을 다시게 되는 이유다.

울며 겨자라도 먹어야 살 수 있는 게 서민이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을 올린다면 저항할 방법이 없다. 다만 행정기관에서 서민이 납득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관계기관 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비록 그 노력의 산물이 전혀 없더라도 말이다. 물론 100원이라는 큰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금상첨화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주제를 놓고 이 같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인이 한마디를 보탰다.

“오 시장이 대통령실이나 기재부 앞에서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서로 끝장토론이라도 하든지.”

이왕 먹어야 할 겨자라면 100원어치라도 덜고 싶은 게 서민의 바람이다. 쉽지는 않은 일이다. 서민의 지갑에서 100원을 지켜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구윤모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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