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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김명수, 대법관 후보 추천에 개입” 폭로

입력 : 2023-02-08 19:07:08 수정 : 2023-02-08 23: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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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부망 글 파문

“2020년 권순일 후임 제청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이 특정인 지목
金, 인선 관여 않겠다던 약속 위반”
심의관 “심사대상자 설명한 것뿐”

현직 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 인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어기고 특정 후보를 지목하며 개입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승용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8일 법원 내부망에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명권을 적절히 행사해야 한다”는 글을 올려 2020년 9월 퇴임한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제청을 위해 꾸려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뉴시스

송 부장판사는 “(추천위) 회의 전 모 판사와 제가 위원장을 찾아가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었다”면서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이 (위원장에게) 관련 자료를 가져오면서 모 기자의 칼럼을 제시하며 특정 후보자인 이모 후보에 대해 ‘이 분을 눈여겨 보실 만 합니다’란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송 부장판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만일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 공언한 제시권의 폐지를 뒤집고, 간접적이고 음성적이고 보다 교묘한 방식으로 위원장에게 제시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어 “결국 ‘특정한 이모 후보’는 추천회의에서 3인의 후보로 추천됐고, 그중 최종적인 대법관 후보로 제청돼 임명됐다”고 말했다. 그가 지목한 이흥구 대법관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2018년 5월 대법관후보추천위 규칙을 개정해 대법원장이 추천위에 특정 심사대상자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송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추천위의 공식 검증기능을 사실상 형해화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대법관 제청권까지 무분별하게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김 대법원장은 3월과 4월 퇴임하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 후임 추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대법관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뉴스1

법원행정처 안희길 인사총괄심의관은 이날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통상적인 업무로서 위원장이 요청하는 여러 후보에 관한 심사 자료의 주요 내용을 말씀드렸고, 칼럼에 언급된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것이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부분까지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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