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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미래] 임금은 시장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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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02 23:03:31 수정 : 2023-02-16 22: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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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임금인상 자제 요청에도
美 구인난 심화… 최저 시급 올려
한국 최저 임금제 후유증 몸살
정부, 업종·지역별 차등이 해법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지난해보다 5.0% 인상된 9620원이다. 그러나 지방 소재 편의점 등 상당수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시급 이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서는 7시간 근무에 일급 5만원(시급으로 환산하면 7100원)을 주겠다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구인 공고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수도권에 비해 매출액이 적어서 최저임금을 준수하면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지방의 많은 자영업자들이 자발적 범법자가 되고 있다. 최저시급 1만원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후유증 중 하나이다.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불하는 사용자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연방 최저임금이 7.25달러(8700원)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미국은 우리와 상황이 정반대이다. 2009년 이후 연방 최저임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은 미국에서는 소매업 등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을 중심으로 임금이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

160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대형 슈퍼 체인 월마트는 올해 2월 소매점과 창고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을 기존 12∼18달러에서 14∼19달러로 인상했다. 최저시급 기준 인상률은 16.7%다. 아마존, 코스트코 등 경쟁 유통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구인난이 지속되자 임금을 올린 것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직장을 옮기지 않고 한 직장에 다니는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은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치인 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직장을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은 7.7% 올랐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연준 목표치인 2% 물가 상승률 달성을 위해 임금 인상 억제를 공개적으로 요망하였으나 고용주들은 직원 확보를 위해 임금을 올려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필자는 미국을 잠시 여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맥도널드 등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이나 로스 등 소매 체인 매장 곳곳에 구인 포스터가 여럿 눈에 띄었다.

한일 갈등 속에서 한국 철수설까지 돌았던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올해 직원 연봉을 최대 40% 인상할 계획이다. 임금이 일본 최고 수준인 유니클로가 23년 만에 전면적 임금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급여가 더 높은 미국과 유럽의 우수한 근로자를 일본 내에 유치하려는 의도도 있다.

지난해 3월 윤석열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시작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최저임금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업종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것이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미국은 주(州)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 연방 최저임금과 주 최저임금 중 높은 것이 적용된다. 주 최저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연방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앨라배마 등 5개주는 7.25달러다. 주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워싱턴의 경우, 현재 시간당 16.10달러이며 올해 7월 물가상승률에 비례하여 또 한 차례 인상될 예정이다. 올해 전국 평균 최저임금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아진 일본도 광역자치단체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시장의 임금을 제도와 규제로 올릴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취약계층을 위한다는 정책 의도와는 달리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하고 통계조작 논란이 생길 정도로 비정규직 숫자를 늘렸다. 윤석열정부에서는 시장 순응적 고용노동 정책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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