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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오존층 파괴 논란은 전 세계를 강타한 이슈였다. 남극 오존층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영국 연구팀의 논문 발표에 세계인이 놀랐다. 자외선 방어막이 뚫렸다는 건 지구가 심하게 앓고 있다는 증거였다. 에어컨 냉매와 스프레이 등에 쓰이는 프레온가스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논문 발표 2년 만인 1987년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됐다.

지구 온난화는 2006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이후 대세론으로 자리 잡았으나 여전히 논쟁적 이슈다. 1500년 주기로 지구가 온난기와 소빙하기를 반복한다는 ‘자연 주기설’의 맹위는 여전하다. 인간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신봉자다. 그는 2019년 1월 한파가 몰아닥쳤을 때 “지구 온난화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이냐? 제발 빨리 돌아오라. 지구 온난화가 필요하다”고 비아냥댔다.

기껏해야 100년 안팎을 사는 우리가 46억년 지구 역사를 눈으로 확인할 길은 없다. 그래도 인간이 망가뜨린 환경의 역습이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세계적인 ‘꿀벌 집단실종’ 사건은 설탕물 과다주입이나 살충제 피해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새들의 낙원’이라는 경기도 강화군의 불음도 마을 지하수에서는 짠물이 나온다고 한다.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와 매립 등에 따른 해안침식으로 바닷물이 육지를 습격한 것이다. 최근 뉴질랜드 연구진은 오클랜드 공중에서 연간 최소 74t의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돼 빛과 파도에 의해 잘게 쪼개진 뒤 파도가 칠 때 물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방출된 결과다.

연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세계기상기구(WMO)·미국 항공우주국(NASA)·유럽연합(EU) 등은 ‘2022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라는 공동 보고서를 통해 과거 훼손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의 오존 파괴물질 감소 정책이 이대로 유지되면 2040년까지 오존층이 1980년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 한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모두가 당장 텀블러나 에코백을 들지 않더라도 요구르트병 은박지나 종이상자 스카치테이프를 떼어서 버리는 일부터 나서는 건 어떨까.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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