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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가깝고도 먼 자율주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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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8 23:33:57 수정 : 2022-12-08 23: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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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머릿속에 자율주행차의 이미지를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호출하자마자 어느새 화려하고 눈부신 유선형 디자인의 차량이 내 앞에 대기해 있고, 목적지를 말한 뒤 돌아앉아 일행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식의 이미지 말이다.

해외의 인기 브랜드들은 운전석의 스티어링 휠을 없애고, 다른 차량·보행자에게 자율주행 중임을 알려주는 영롱한 빛깔의 크리스털을 전면부에 배치하거나, 기어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구슬을 이용해 속도·방향을 조절하는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내놓기도 했다. 1980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의 자율주행차 ‘키트’부터 이어온 이런 이미지의 자율주행차는 막연한 미래로 느껴진다.

백소용 산업부 차장대우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이미 눈앞에 실재하고 있다. 상용서비스를 염두에 둔 자율주행차가 시범 사업 형태로 전국 곳곳에서 거리를 누비며 운행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이들 차량은 한정된 구간을 오가는 만큼 대부분의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4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으로 자율주행은 총 5단계로 분류되는데, 현재 상용화된 기술 수준은 페달에서 발을 떼도 되는 레벨1과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되는 레벨2 정도다. 차량 제어 주체가 인간이 아닌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자율주행차로 분류되는 수준이 레벨3부터다.

최근 유동 인구가 많고 차량, 보행자, 자전거 등이 뒤엉켜 서울 시내에서도 복잡하기로 손에 꼽는 청계천에서도 자율주행셔틀 서비스가 시작됐다. 직접 본 자율주행셔틀은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 나올 법한 자율주행차라기보다는 도로에 큰 이질감 없이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이 자율주행기술을 친숙하게 느끼고 거부감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일부러 친근한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셔틀은 시속 20∼30㎞ 정도의 저속으로 주행하면서 여러 번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오토바이는 갑자기 튀어나왔고, 차량은 예고 없이 끼어들었으며, 보행자는 아무 곳에서나 길을 건넜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패턴을 분석하고 반복해서 익히는 학습을 통해 향후 차량의 반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운행 초반에는 앞 차량 뒷면을 장식하고 있는 광고 모델을 사람으로 착각해 셔틀이 멈춰서기도 했는데, 학습을 통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더 큰 난관은 따로 있었다. 승객의 시선으로 본 청계천 길은 혼돈 그 자체였다. 1∼2차로밖에 되지 않아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 주정차를 하고, 길가에 물건을 아무렇게나 쌓아 놓은 것이다. 이 셔틀의 평소 운행 시간 추이를 보면 운전 경험치보다는 그날의 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얼마나 많았는지 등의 상황에 크게 좌우됐다.

미국 등 자율주행기술 선진국보다 우리가 불리한 점은 바로 이런 과밀화됐으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도로 환경이 아닐까. 지정된 구역을 순환하는 셔틀 방식도 이렇다면 예측 못한 다양한 변수가 튀어나오는 일반 도로에서는 자율주행 수준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차의 기술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도로 정비와 단속, 시민의식 수준이 함께 올라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갈 길은 더욱 멀어 보인다.


백소용 산업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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