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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한국판 印太 전략’의 방향과 도전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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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8 23:32:33 수정 : 2022-12-08 23: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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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발맞춰 각국 잇단 비전 제시
한반도의 평화·번영 반드시 담보
역내 다자협력 선도 위해 노력을
군사적기여, 한·일 관계도 과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9개월을 넘어선 가운데 또 다른 분수령을 맞이하게 되었다. 러시아군이 개전 초기 점령한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에서 전격적으로 철수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탈환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인 동시에 점령 지역에 대한 방어선을 재편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부분 동원령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개전 초 80%에 달했던 러시아 내의 전쟁 지지율이 최근 25%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서방의 분석이 제기되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규모가 축소 조정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비용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지난 중간선거 결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에 비판적인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던 올해 2월 미국은 백악관 명의의 인도태평양 전략서를 공개했다. 이 지역이 국가안보 전략의 관점에서 최우선적 중요성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다. 일본, 호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역내 행위자들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과 접근법을 제시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까지 이 지역에 대한 비전을 천명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배경으로 우리 정부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국가전략적 접근법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올해 5월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프레임워크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1월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지역 전략의 3대 비전을 천명했다. 포용, 신뢰, 호혜 등 역내 협력의 3대 원칙도 제시했다.

 

이러한 비전과 원칙에 따른 인도태평양 전략의 추진 방향과 관련해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전제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미동맹의 강력한 억제력에 바탕을 둔 한반도 평화는 우리의 비전이 투영된 역내 질서의 유지와 불가분의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역내 다자 협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기제로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의 비전이 투영된 역내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의 기제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요청된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등 역내 소다자 협의체와 아세안 등 지역 기구와의 협력에 대한 접근법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틀에서 체계화할 필요도 있다. 셋째, 원칙에 기반을 둔 접근법이 요청되고 있다. 즉 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원칙에 바탕을 둔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면서 규칙 기반 역내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직면할 수 있는 도전 요인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우선 의지와 능력의 격차 문제가 존재한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하기 위한 군사력 태세 구축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역내 평화와 안정성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기여에는 일정 부분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군사적 기여 방안과 더불어 외교·경제력을 포함한 비군사적 차원의 기여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필수적인 한·일 관계 개선도 도전적 과제이다. 역사 문제와 더불어 양국의 국내 정치적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양국의 노력과 함께 미국의 적극적 관여도 요청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한 공약과 포용성의 협력 원칙 간 발생할 수 있는 상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치열한 고민이 요청될 것이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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