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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을 보느라 밤잠을 설쳐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힘겨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화려한 경기 내용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게 월드컵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것은 축구라는 종목이 공정성과 흥미를 더하기 위해 끊임없이 규칙 등을 개정하는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사실 영국에서 축구가 태동했을 때는 럭비와 구별이 잘 안 되는 형태였다. 그러던 중 손을 써도 된다는 쪽과 결별해 발로만 공을 다뤄야 한다는 쪽이 축구협회(FA)를 결성해 지금과 같은 틀을 갖춘 규칙을 만든 것이 1863년이다.

이후 축구는 꾸준히 새 규칙과 제도를 도입하며 혁신의 길을 걸어왔고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됐다. 1891년에는 페널티킥이 도입됐고 1925년엔 모호했던 오프사이드룰이 현재와 같이 확립됐다. 동점 승부를 가리기 위해 1960년대 말에 승부차기가 등장했고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월드컵에도 승부차기가 도입됐다. 1992년에는 골키퍼에게 백패스가 금지됐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비디오판독(VAR)이 실시됐다. 그리고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까지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추가 시간 또한 대폭 늘어났다. 경기 중 부상을 핑계로 쓰러져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가 쓸모없게 돼 답답했던 축구팬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였다.

이렇게 축구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많은 이들이 더 좋아하는 스포츠가 되고 있지만 정작 월드컵과 세계 축구를 관장하는 조직인 국제축구연맹(FIFA)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FIFA가 경기장 맥주 판매 금지나 레인보 완장 착용 금지 등 지나치게 주최국 카타르의 눈치를 본다는 말들이 많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FIFA는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게 하기 위해 당시 체육시설 술 판매 금지였던 한국의 법 개정을 요구해 관철했다. FIFA 덕에 경기장에서 ‘치맥’이 가능해졌다고 고마워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20년 전 한국에 대한 FIFA의 태도와 지금 카타르에 대한 태도는 너무나 다르다. 여기에 더해 FIFA는 카타르 노동자들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

역시 그 이유는 돈인 것 같다.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 때부터 엄청난 로비가 있었다는 소문은 자자하다. 여기에 최소 1조원은 내야 한다는 FIFA의 스폰서십 중 최고 단계인 ‘FIFA 파트너’로 카타르 항공과 카타르 에너지 등 2개의 카타르 기업이 들어와 있을 만큼 카타르가 FIFA 수익에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FIFA가 많은 돈을 가져다주는 카타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시선 때문인지 FIFA는 월드컵을 통해 얻은 많은 수입을 참가국들에 더 많은 배당금 등으로 돌려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돈에 휘둘리는 조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FIFA의 개혁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그들이 쌓아놓은 철옹성은 너무나도 단단해 보인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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