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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후 만취 상태로 무단횡단하다 사망…순직 인정”

입력 : 2022-11-14 12:31:00 수정 : 2022-11-14 12: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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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후 만취 상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여 숨진 공무원도 ‘개인 과실’이 없는 순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고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급여(가결중과실) 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6급 공무원이었던 A씨는 2020년 6월 회식 후 만취 상태로 귀가하던 중 집 근처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회식 자리에선 A씨를 포함한 6명이 소주 12병과 맥주 3병을 마셨다. A씨와 충돌한 차량 운전자는 제한속도 시속 60km인 도로를 약 85km로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유족은 같은 해 10월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승인했으나, ‘만취 상태라도 무단횡단은 안전수칙을 현저히 위반한 것’이라며 A씨에게 중과실을 적용했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중과실로 사망한 공무원의 유족은 보상금을 절반만 받게 된다.

 

유족들은 “A씨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A씨는 회식에서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판단능력을 상실해 무단횡단을 하게 된 것”이라며 “사고 차량이 제한속도보다 시속 25.1km를 초과해 운전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A씨 중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식에서 소비된 술의 양이 상당한데 참석자 중 절반이 여성이라 A씨가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마셨던 것으로 보이고, 회식 참석자들도 A씨가 비틀거리며 걸을 정도로 술에 취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A씨는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정상적인 거동과 판단능력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A씨는 사고 발생을 미리 인식하거나 방지할 능력을 이미 상실한 것으로, A씨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는 만취 상태에서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상실한 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에 이르렀고, 그 무단행위는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할 사건으로 사고의 경위에 비춰 중대한 범법행위라 보기 어려운 점도 보태어 보면 이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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