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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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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8 23:24:30 수정 : 2022-09-28 23: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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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한 지 4년째인 1395년 도성축조도감을 설치하고 한양도성(漢陽都城)을 쌓게 했다. ‘태조실록’에 따르면 이듬해 2월 도성 축조 공사를 연사흘 직접 돌아볼 만큼 관심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산지는 석성으로, 평지는 토성으로 쌓았으나 세종 때 개축하면서 평지도 석성으로 바꿨고 숙종 때 대대적인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 도성 기능을 수행한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성벽 축조 기술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도성 외곽성 축성론이 대두되자 오랜 논의 끝에 1711년(숙종 37년) 북한산성 축성 공사가 시작됐다. ‘숙종실록’에는 이듬해 5월 “북한산성의 중성(重城)을 쌓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해 10월 “영의정 이유가 탕춘대(蕩春臺)에 창고를 세우고 군향(軍餉·군 양식)을 저장해 북한산성의 형세를 굳게 할 것을 청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1718년(숙종 44년)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蕩春臺城) 축성 공사가 시작돼 이듬해 마무리됐다.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잇는 도성 방어체계가 완성된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도·고양시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통합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당초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가 각각 추진됐으나 문화재청이 공동 추진을 권고하자 탕춘대성까지 하나로 묶어 ‘조선시대 도성 방어체계’로 등재하려는 것이다. 내일 국제학술토론회를 연 뒤 11월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 선정 심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은 여러 갈래의 길로 연결되며 숱한 골목길과 이어진다. 건축가 승효상은 저서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에서 “서울성곽(한양도성)에 위치한 이화동마을 같은 곳, 좁다가 넓다가 곧게 가다가 휘어지는 이 드라마틱한 공간들”이라고 찬탄한다. 철학자 박이문은 수필 ‘길’에서 “옛날 길들에 마음이 끌리고 유혹을 느낀다면, … 그것은 자연과 남들과의 조화로운 만남 속에서 살아 있는 인간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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