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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우의미·중관계사] 미국 반감만 부른 쑹메이링의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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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5 22:50:55 수정 : 2022-09-25 22: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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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미국은 버마(현 미얀마)를 포기하는 대신 중국을 일본 침략에서 구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버마 전장의 야전사령관 조지 스틸웰 장군은 일본에 넘긴 버마 수복에 매몰되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이 일본을 공격하는 대신 인도에서 국민당 정부군을 훈련시켜 반격하자는 의견을 강력히 제안했다. 그러나 미 정부 반응은 냉담했다. 그리고 일본을 폭격했으나 준비가 부족했기에 타격을 입히는 데 실패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당 정부 총통 장제스는 미국이 중국을 이용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확신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장제스는 미국의 더 많은 지원 확보를 위해 1942년 11월 영부인 쑹메이링을 미국에 급파했다. 1917년 이후 처음이었고 미국은 환대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도착한 그를 직접 마중했다. 그리고 뉴욕시까지 그의 행차를 함께했다. 이듬해 2월18일, 쑹메이링은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하게 된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개인 신분은 물론 여성으로서 사상 처음 미 의회에서 연설한 인사로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방미 목적이 미국의 더 많은 지원을 촉구하는 데 있었기에 그의 연설 또한 이와 결을 같이했다.

장제스 부인 쑹메이링(맨 윗줄 왼쪽)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출처:차이나프로젝트

쑹메이링의 연설은 도발적이었다. 미국이 중국에 명령만 할 것이 아니라 중국을 도울 의지와 성의를 입증할 때임을 역설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루스벨트 대통령 부부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통령은 그를 ‘치워버려라’라고 한 반면, 영부인 엘리너는 ‘여자로서 더한 자긍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했다. ‘타임’지는 그의 연설이 미 의회의 ‘강한 남자를 녹여버렸다’고 평했다.

이후 18일 동안 뉴욕,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등지를 방문한 그는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었다. 178건의 관련 기사 중 45건이 1면을 장식했다. 그의 연설 전문 또한 함께 실렸다. 문제는 연설이 도발적이었기에 미 정부의 반감만 불러일으킨 데 있었다. 그 결과 미 정부는 장제스 정부의 부패를 빌미로 손절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에서의 일본 전쟁에 새 파트너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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