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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푸틴…더 나쁜 카드 택하나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9-22 22:00:00 수정 : 2022-09-22 1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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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전쟁서 수세… 예비군 동원령
점령지서 러 편입 주민투표… 영토 편입 노려
서방 군사지원·징집 반대 시위에 꼬이는 스텝
안팎서 압박받아… 핵 사용 가능성 부인 안 해

“궁지에 몰린 푸틴은 가장 위험한 푸틴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을 이웃에 대한 침략전쟁에서 위기에 처한 조국을 방어하는 전쟁으로 반전시키려고 시도한다”고 22일 보도했다. 즉 러시아군의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핵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보복을 정당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불리해졌다는 것을 깨닫고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 동북부 점령한 러시아…하르키우에서는 반격에 밀려 퇴각

 

현재까지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지역은 크림반도를 제외하고도 러시아 국경과 맞닿은 지역인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곳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5분의 1 정도의 면적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러시아의 점령지였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부분 탈환했다. 지난 10일에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 내 핵심 요충지인 이지움과 바라클리아에서 사실상 철수를 결정하며 개전 이후 최악의 패배를 겪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까지 총 8000㎢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와 동부 영토를 해방하고 수복하려는 전투에서 전반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반격에는 서방이 지원하는 무기가 뒷받침이 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4일 “우리가 지난 몇 주, 몇 달간 제공한 무기체계는 우크라이나가 방어는 물론 공세에 나서는 데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됐다”며 “수일 내에 추가 안보 지원 패키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이달 23∼27일 사이 점령 중인 지역에서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힌 것은 점령 지역을 더 잃기 전에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기 조치로 보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최근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탈환한 하르키우 쿠피얀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국기를 밟고 있다. 쿠피얀스크=AFP연합뉴스

◆러시아 예비역 30만명 동원,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암시

 

러시아의 패퇴에도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날은 아직 멀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에서의 불리한 전황과 서방의 적극적인 군사 지원에 러시아가 물러서는 대신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전쟁 양상을 바꾸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분적 동원령에 서명했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약 30만명에 달하는 예비역들을 군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투입했던 정규군 병력인 15만명의 두배다.

 

러시아는 군 병력을 보충하려고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을 투입하는가하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까지 입대를 권유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폭동 진압 경찰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예비군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러시아가 단순히 병력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사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부분 동원령에 서명하면서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국가와 국민 방어를 위해 분명히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국가 주권 유지에 필요한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러시아 곳곳에서 항의시위, 국외탈출 러시

 

푸틴의 강경 방침에 러시아 민심은 이반되고 있다. 러시아 내에서는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총 24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벌어져 최소 425명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수도인 모스크바에서는 시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가 “동원령 반대” 구호를 외치다 최소 50명이 경찰에 구금됐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소규모 그룹이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목격됐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경찰이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동원령 발포 이후 곳곳에서 국외탈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예레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의 직항편은 매진된 상태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4개국이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불허하기로 해 육로를 통해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것은 힘들어졌다.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늘고 있다. 

 

전쟁 상황이 불리해지고 있지만, 푸틴으로서는 아무런 성과 없이 후퇴할 경우 정치적 공격을 당할 수 있어 강경 대응 카드를 접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징병 실시에 국내 여론도 나빠지면서 안팎으로 푸틴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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