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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 민방위 대원들이 각종 비상상황 및 재난현장 등에서 입어야 하는 민방위복은 민방위대 창설 30주년을 맞은 2005년부터 노란색 점퍼 모양의 통일된 복장으로 제작됐다. 재난현장에서 볼 수 있는 대통령 이하 모든 공무원의 복장이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방역 브리핑 때 즐겨 입던 옷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중부지방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 때 처음 민방위복을 입었다.

‘예전의 유치원 원복 색상 같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정작 공무원들 입장에선 민방위복을 입으면 마음가짐을 가다듬게 된다. 박남춘 전 인천시장은 지난해 펴낸 책 ‘1200 1800’에서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취임식조차 취소하고 양복 대신 민방위복을 입기 시작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이어 닥친 각종 사고와 비상상황들 때문에 그 옷을 쉽게 벗을 수 없었다. 민방위복을 입고 거울 앞을 잠시 지나칠 때마다 가슴속이 콕콕 찔리고 정신이 번쩍 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가 17년 만에 민방위복을 개편한다. 현재의 민방위복은 방수·난연 등 현장활동 기능성이 취약한 데다 용도나 계절에 따라 복장을 구분하는 외국 사례와 달리 노란색 민방위복을 획일적으로 착용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줄곧 제기됐기 때문이다. 새 민방위복은 용도에 따라 비상근무복과 현장활동복으로 구분된다. 행안부는 산업·연구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문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비상근무복 9종의 시안을 마련해 지난 7월 초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오는 22∼25일 열리는 을지연습에서 중앙부처와 광역자치단체 필수요원에게 비상근무복을 시범적으로 지급한다. 재난현장에서 사용할 현장활동복은 기능성 개선 연구를 거쳐 내년까지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비상근무복 시제품을 입은 채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수해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끈다. 어두운 남색(네이비 블루)의 시제품은 등에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고 왼팔에는 태극기가, 오른팔에는 민방위 마크가 부착돼 있다. 이번 민방위복 개편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위축된 민방위 활성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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