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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나는 약 어디 없나요”… 피로에 도움되는 영양제 [토닥토닥엄마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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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4 06:34:37 수정 : 2022-08-14 13: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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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쉴수 없는 엄마를 위한 영양제

비타민B 스트레스 상황에서 빨리 고갈돼
비타민C는 피로물질로부터 몸 보호 역할
피로회복 안되면 다른 원인있는지 살펴야
건강상태 파악, 처방 위해 약사 상담 도움

“충분한 수면이라… 누가 몰라서 안하는가?” 

 

“휴식, 5년 뒤엔 가능할까?”

 

“쉬면 나아진다고? 누적된 피로라 하루이틀 쉰다고 크게 나아지지 않더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닥토닥 엄마건강’ 다섯번째 이야기는 육아맘의 피로에 관한 내용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피로회복법을 소개하기 위해 세 명의 전문의에 자문을 구했는데, 결론은 잘 자고, 잘 쉬라는 것이었다.

 

우려했던대로 냉소적인 반응들이 나왔다. 그게 가능했으면 피곤하지도 않았을 것이란 말이다. 취재하며 느꼈던 바도 비슷했다. ‘영양제나 영양주사는 어떻겠냐’고 묻자 전문의들은 “그건 임시방편일 뿐 결국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피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당장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엄마들은 임시방편이라도 절실하다. 무엇의 도움이라도 받아 버티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알아봤다. 힘이 없어 육아가 고통스러운 엄마들에게 버틸 힘을 보태줄 ‘영양제’는 무엇일까.

 

◆드래곤볼의 ‘선두’를 찾아라

 

“몸에 힘이 너무 없어. 계속 이대로는 못 살 것 같아. 한 알만 먹어도 힘이 마구마구 솟는 그런 약 어디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둘째 출산 후 복직해 기력이 달려 ‘좀비’처럼 살던 어느날 남편에게 말했다. 뾰족한 해법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의외의 답을 했다.

 

“흠, 내가 아는 게 있긴 한데 그게 현실세계에 존재하는지 모르겠네.”

 

‘현실세계’란 단어에서 의심했어야 했지만, 일단 반가운 마음에 “그게 뭐냐”고 물었다.

 

“‘선두’라고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건데 한 알만 먹으면 며칠 동안 밥을 안 먹어도 되고 컨디션이 최상으로 회복돼.”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내용보다 남편의 진지한 표정이 더 웃겼다. 평소같으면 박장대소를 했겠지만 당시 웃을 힘조차 없었던 나는 그냥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러면서 곱씹었다. ‘선두라… 그런 약이 세상에 진짜 있으면 좋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 후 지인이 “비타민B 한 번 드셔보라”고 권했다. 나는 임신 중 엽산과 철분제를 제외하고 살면서 영양제를 챙겨 먹은적이 없었다. 마침 친정집에 방치된 비타민B가 있어 가져와 큰 기대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흘째부터 몸에 기운이 돌았다. 힘이 불끈 솟아나는 건 아니었지만 ‘죽겠다’ 싶던 컨디션이 ‘이제 좀 살겠다’ 정도로는 올라왔다.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며 “엄마 이거 봐봐”라고 할 때 박수치며 호응해줄 수 있었고, 퇴근하면 달려오는 아이에게 마주 달려가 꼭 안아줄 수 있었다.

 

남들이 볼 때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겐 대단한 변화였다. 현실세계에서 ‘선두’에 가장 가까운 건 비타민B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비타민B의 힘을 경험한 나는 그 때부터 피곤하단 육아맘 친구들에게 비타민B를 권하고 다녔다. 그중 몇몇은 “진짜 기운이 나더라”라고 했지만 몇몇은 “나한텐 별로 효과가 없더라”라고 했다. 영양제도 각자의 몸 상태에 따라 맞는 게 따로 있나보다.

 

다섯살 터울의 두 아이를 키우는 타사 기자 L선배는 비타민C 전도사다. 그는 내게 “애들 어릴 때부터 1000㎎짜리를 매일 두 알씩 먹는데 피로를 잘 안느끼고 회복이 빠르달까. 암튼 비타민C가 짱이야”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와 같은 나이의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 P언니는 “코엔자임Q10 등이 들어있는 복합영양제를 먹고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어쨌든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많은 엄마들이 영양제의 도움을 받고 있는 건 확실했다.

 

◆지친 맘들의 영양제… 비타민B vs 비타민C

 

맘카페엔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육아맘들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글의 마무리는 늘 “도와주세요. 영양제나 보양식 좀 추천해주세요”다. 아이를 돌봐야하기에 어떻게든 힘을 내야겠다는 간절함이 눈물난다.

 

영양제는 정말 필요할까. 밥만 잘 먹으면 하루 영양 권장량을 채울 수 있어 영양제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영양제의 효과를 경험하고 도움받는 사람 역시 많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은 그 이하일 때 병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 이상이면 정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선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 용량이 아닌 최하 용량이라는 뜻이다.

 

의약화학 박사이자 경기 안양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임다슬 약사는 “영양 균형을 잘 맞춰 삼시세끼 챙겨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최적의 용량을 채우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엄마들의 육아피로에는 어떤 영양제가 도움이 될까.

 

약사들은 우선적으로 비타민B를 추천한다. 비타민B는 영양소를 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신체 조직을 구성·결합하는 물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 자체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힘이 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B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르게 고갈되기 때문에 피곤할 경우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영양제. 게티이미지뱅크

약학 박사이자 데이터 기반 영양제 추천 플랫폼 ‘건강비밀(Vi-meal)’을 운영하는 남윤진 대표는 “육아하는 여성들은 신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스트레스가 높기 때문에 비타민B가 쉽게 부족해질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영양제로 비타민B를 보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항산화물질인 비타민C는 비타민B와 다른 방식으로 피로를 줄여준다. 우리 몸은 산소를 태워 에너지를 내는데 자동차가 불완전 연소를 할 때 매연이 나오듯 우리 몸에선 피로물질이 나온다. 피로물질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고 늙게 만든다. 항산화비타민은 이 피로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해주고 피부노화와 세포 손상을 막아준다.

 

따라서 늘 피곤한 육아맘이라면 비타민B나 C를 복용했을 때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에너지가 바닥나는 상황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B와 C는 수용성이어서 남은 양이 땀과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과량 복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랜기간 피로가 누적됐을 때는 간 영양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에 피로가 쌓여 에너지 대사가 정상적이지 않을 때 간이 이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간에도 피로가 쌓이면 그 기능을 못해 피로회복이 더욱 더뎌지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이민규 약사는 “약국을 찾아 피로를 호소하시는 어머님들은 주로 아이가 4∼5세쯤 되어 육아피로가 많이 누적되신 분들”이라며 “먼저 고용량 비타민B를 권해드리고 간이 약하거나 피로기간이 오래된 경우에는 밀크씨슬 등 간에 좋은 영양제를 추가로 추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신건강 지키고 면역력 높이는 영양제

 

비타민 복용으로 피로회복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는 피로의 원인이 영양 부족이 아니라 다른 데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육아맘들은 신체적 피곤함만큼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높은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밤에도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신경이 곤두 서 있기 때문에 과도한 피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긴장과 흥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원인인 피로를 낮추는 데는 그 반대인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주는 영양제가 도움이 된다.

 

남 대표는 테아닌(녹차에 함유된 아미노산)과 홍경천(약초의 일종) 추출물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테아닌과 홍경천 추출물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켜준다”면서 “비타민만으로 피로 회복 효과가 없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이 두가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테아닌과 홍경천 추출물은 수유 중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마그네슘 보충제. 게티이미지뱅크

임 약사는 마그네슘을 추천했다. 그는 “마그네슘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장기간 복용했을 때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출산 후엔 면역력이 떨어져 입술 포진, 피부염증 등이 자주 생긴다. 몸에 염증이 자주 발생하면 피로물질이 더 쌓이게 되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 약사는 “장이 튼튼해야 면역력이 높아진다”면서 “균주가 다양하고 균수가 많은 유산균을 꾸준히 드시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연과 비타민D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특히 아연은 탈모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출산 후 챙겨 먹으면 좋다.

 

최근엔 비타민B군에 아연 등 다른 영양성분을 추가한 영양제, 칼슘·마그네슘·비타민D가 모두 함유된 영양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숙면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 등 한 알이나 한 포에 복합적인 기능을 담은 영양제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피로회복 뿐만이 아니라 뼈, 혈관, 모발, 장 등 건강에 좋은 영양제도 무수히 많다. 이중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 꾸준히 먹는다면 분명 도움이 된다. 다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가장 적합한 영양제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약국에서 약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 

 

물론 ‘선두’처럼 한 알만 먹어도 곧바로 컨디션이 최상이 되는 영양제는 없다. 하지만 피로가 조금이라도 덜어지면 운동을 할 수 있고, 일찍 일을 끝내고 휴식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기운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언젠가는 영양제 없이도 건강한 날이 오길 바라며, 힘들 땐 방치하지 말고 영양제라도 먹으며 버티자.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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