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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코로나, 후각상실 그리고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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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0 23:35:00 수정 : 2022-08-10 2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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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상실 후유증 환자 3분의 2
인지 저하 보인다는 연구결과
코로나 감염자들 4.5개월 뒤
뇌 크기 실제로 축소 현상도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사람들은 후각의 상실을 경험한다. 실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는 100%, 파킨슨 치매 환자는 90%가 후각 상실을 경험한다. 이에 의료현장에서는 치매 조기선별을 위해 검사비용이 비싼 뇌영상 촬영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간단한 후각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경우, 전반적인 후각기능 저하보다는 특정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2013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은 발병 초기부터 피넛버터(땅콩잼) 냄새를 특이적으로 맡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학술지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이후 ‘피넛버터 테스트’를 통해 냄새 감지 여부로 치매 의심환자를 선별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발병되면 후각상피와 후각망울의 특정 부위부터 퇴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의 부위 특이적 신경퇴행 현상이 특정 냄새 감지를 담당하는 부위에 순차적 손상을 초래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등장한 지도 2년이 훌쩍 넘었다. 백신을 만들면 코로나19와 동행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코로나19는 변이를 거듭하며 생각보다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에 비하면 상황은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감염 후 회복한 사람들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피로감, 가슴 통증, 탈모, 브레인 포그(Brain Fog), 그리고 후각과 미각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 증상 중 하나는 후각 상실이다. 그런데 7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후각을 상실한 환자의 3분의 2가 인지 저하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후각 상실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치매 발병 위험성을 보여주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단서는 아래 연구에서 찾게 된다.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장·뇌과학과 교수

올해 옥스퍼드대학교의 그웨넬 두아드 교수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코로나19 감염 후 뇌의 변화를 연구하여 ‘네이처’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참가자들 뇌영상을 두 번 촬영하였는데, 이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과 감염이 되지 않은 사람들 간의 뇌의 변화를 비교하였다. 감염 후 평균 4.5개월이 지난 후, 감염자들의 뇌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있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환자는 전체 뇌 크기의 감소와 더불어 뇌 여러 부위에서 크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과 해마곁이랑(parahippocampal gyrus)에서 회백질 두께가 감소했다. 안와전두피질은 인지 정보와 감정 정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해마곁이랑은 기억을 저장하고 장기기억 형성과 관련된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 코로나19 환자는 후각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후각 피질에서도 조직이 손상된 흔적이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감염은 우리에게 후각과 기억, 인지와 관련된 뇌 영역의 위축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뇌의 변화는 대표적인 코로나 후유증인 후각 상실과 머리에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들며 집중력이나 인지 저하가 일어나는 브레인 포그를 설명할 수도 있다. 혹은 장기적인 후각 상실이 뇌 속 후각신호 처리 영역을 위축시키고, 그로 인해 기억과 인지 관련 영역 역시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이는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잠시 잃어버린 후각이라 생각했는데, 후각 상실의 후유증은 우리 뇌에 예상보다 깊은 상흔을 남기는 것 같다. 이에 새로운 감염병 대비를 위해서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축적과 면밀한 종단 분석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장·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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