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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태계가 보낸 ‘지구 적신호’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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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8 11:29:42 수정 : 2023-08-17 17: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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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해양환경 보고서

 

지난 6월부터 방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현실감 있는 열연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분당 최고 시청률 17.8%를 기록하면서 한여름 가뭄 속 단비 같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중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그리고 우영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주인공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로, 고래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특히 이동 시 외부 소음 차단을 위해 고래 울음소리를 듣는다. 무언가의 형체가 고래와 유사하면 고래의 종과 그 특징을 이야기하기 바쁘다. 드라마 흥행 후 고래 관련 굿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동시에 사회적 이슈 또한 수면 위로 올랐다. 

 

고래는 지능이 매우 높은 동물로, 그중 범고래는 인간을 뺀 유인원과 까마귀, 코끼리 다음으로 똑똑한 동물로 꼽힌다. 무리 생활을 하며, 서로 이해하고 확인하는 노래를 부르는 등 놀라운 문화적 사회생활을 영유한다. 

 

고래는 굉장한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향유고래 1마리가 해마다 평균적으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약 33t으로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고래 중 상당수는 현재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오랫동안 자행해온 인간의 포획과 또 그 후 이어져 온 해양환경 오염이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탓이다. 현재 지구상 고래와 돌고래의 56%가 해양에 떠도는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세계적으로 매년 10만마리의 해양 포유류가 플라스틱 오염으로 죽어간다. 

 

고래 고기를 유통하고 섭취하는 산업 역시 엄연히 성행한다. 우리나라는 국제포경협회(IWC) 가입국으로 상업적 포경을 금지하고 있지만 ‘혼획을 가장한 불법 포획’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해양 쓰레기 및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글로벌 평가’(Pollution to Solution: a global assessment of marine litter and plastic pollution)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해양 및 생태계를 포함한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며, 해양 쓰레기의 약 85%를 차지한다. 이런 탓에 고래를 포함한 해양 생물은 플라스틱을 플랑크톤과 같은 먹이로 착각해 쉽게 섭취하고, 호흡 경로와 위가 막혀 죽음에 이르게 된다.

 

현재 전 세계가 해마다 생산하는 플라스틱 양은 약 3억3000만t이다. 지속적인 생산 시 오는 2050년까지 폐기되는 플라스틱은 약 120억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양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2050년에는 바다에 사는 생물보다 더 많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의 교란을 야기하고, 결국 먹이 사슬 꼭대기에 자리하여 수산물을 섭취하는 인간의 호르몬 및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달 28일 유엔 총회(General Assembly)는 찬성 161표, 기권 8표로 깨끗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보편적인 인권을 선언하는 역사적인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가 작년에 채택한 결의안에 근거해 국가, 국제기구, 그리고 기업체 모두를 위한 건강한 환경을 보장하는 노력을 요구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역사적인 결의안 채택을 축하하고 이 결의는 회원국이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및 오염이라는 지구 위기에 맞서 함께 싸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회원국의 환경 및 인권 의무, 그리고 약속 이행을 가속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결의안 채택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 각국이 ‘어디서나 모든 사람을 위한 현실’로 만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 환경정책의 본보기 역할을 해온 유럽연합(EU)은 2019년 ‘그린 딜’을 시작으로 다양한 자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작년 7월3일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및 판매를 규제하는 한편 폴리스티렌(polystyrene)과 산화 분해성 플라스틱(oxo-degradable plastic) 제품 또한 제한하고 있다.

 

추가로 오는 2025년까지 최소 25%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페트병으로 교체하고, 3ℓ 이하 플라스틱병의 77%를 분리 수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나아가 2026년까지 회원국 모두 2022년 대비 일회용 플라스틱 컵(뚜껑·덮개 포함) 및 식품 용기의 사용 절감 및 이를 위한 지속적 노력도 주문했다.

 

2029년까지 3ℓ 이하 플라스틱병의 90%를 분리 수거하고, 2030년까지 최소 30%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병 사용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EU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와 ‘생산 금지’를 주된 목표로 삼고 이러한 정책이 새 산업 전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선도적인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로 파생된 문제는 인류의 건강 및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를 경고하는 글로벌 흐름은 매우 명확하다. 이제는 국내 정책과 산업계가 보다 실질적인 노력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김문주 UN SDGs 협회 연구원 unsdgs.moonju@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 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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