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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물가 속 수출·내수 부진 ‘복합위기’, 특단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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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01 22:54:38 수정 : 2022-07-01 22: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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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무역적자 13조원 사상 최대
재정악화로 정책 대응마저 어려워
기업애로 해소 위한 선제대응 절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어제 발표한 ‘2022년 6월 및 상반기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가 103억달러(약 13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무려 26.2%나 급증했다. 에너지 및 원자재·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액 증가가 원인이다. 실제 상반기 원유, 가스 등 에너지 교역 적자는 지난해 대비 400억달러 늘어난 879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4∼6월 석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게다가 6월 수출증가율이 5.4%로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전년 동기 대비 0.5%에 그칠 것이라는 잿빛 전망까지 나왔다. 자칫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내수 부진도 심각하다.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는 0.1% 줄며 2020년 3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수출마진 축소와 소비 위축 등으로 가전·철강 등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올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미국의 고강도 긴축,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해 교역여건이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2로 한 달 새 4포인트 떨어졌다. 고물가 속에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 내수, 투자가 동반추락하는 ‘복합위기’가 한국 경제를 덮친 판국이다.

 

문제는 외부변수에 좌우되는 원자재 등은 수입을 쉽게 줄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가뜩이나 국가살림을 옥죄는 재정적자와 함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계·기업의 연쇄적 충격으로 이어져 올해 3.1%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협한다. 게다가 수년째 이어진 재정 여력 악화는 자칫 민생지원 등 필수 분야의 시의적절한 정책대응마저 어렵게 할지 모른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산업부는 “최근 무역적자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더라도 무역수지 적자의 불가피성을 앞세운 정부의 진단은 안이하다. 무역적자가 울리는 경고음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선제 대응이 절실하다. 정부가 앞장서 업종별 수출 지원책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동시에 석유의존형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중국 등에 집중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화급한 일이다.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가 나서야 한다. 하지만 여당은 당대표와 중진의원 간 내분으로 자중지란에 빠지고 거대 야당 역시 당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에 날 새는 줄 모른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경제살리기 앞에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한발짝씩 양보해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할 때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 파고를 넘기 위한 규제혁파와 경제지원 법안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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