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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우주 강국의 상징 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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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3 00:15:37 수정 : 2022-06-23 00: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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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산화’ 최대 우주수송선
로켓 ‘대신기전’ DNA 되살려
574년 만에 이룬 한민족 쾌거
정부·국민 응원 있었기에 가능

27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누리호가 드디어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성능검증 위성을 700㎞ 높이 태양동기궤도에 진입시켰다. 누리호는 길이 47.2m, 1단 직경 3.5m, 2·3단 직경 2.6m, 발사할 때 무게 200t에 1단 로켓의 추력은 무려 300t이며 700㎞ 높이 궤도에 무게 1.5t급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성능이다. 이와 같은 크기와 성능의 우주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와 과학기술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뜻깊다. 작년에 유엔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인정했다지만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로 과학기술 분야 수준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되었다. 세종 때인 1448년 당시 세계 최대의 초대형 로켓 무기 대신기전(大神機箭)을 개발하여 사용한 DNA를 250명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이 되살려 574년 만에 이룬 한민족의 쾌거인 것이다.

누리호는 12년간 2조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어 항우연을 비롯해 300여개 국내 산업체가 참여하여 우리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하고 100% 국산화한 역사 이래 최대의 우주 수송선이다. 누리호 1단에는 케로신(석유)과 액체산소를 추진제로 사용하는 추력 75t의 액체추진제 로켓 엔진 4개가 장착되어 있다. 액체추진제 로켓 엔진의 성능은 대체로 연소실 압력에 비례한다. 즉 같은 크기의 연소실일 경우 압력이 높으면 더 큰 추력을 만들 수 있다. 75t 엔진의 경우 연소실 압력이 60atm(대기압의 60배)인데 2002년 11월 성공적으로 발사한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제 로켓(KSR-3) 엔진의 경우 추력은 13t이고 연소실 압력은 27.2atm이었다. 즉 75t 엔진의 반도 안 되는 낮은 압력이었다. KSR-3의 엔진은 연료를 공급해주는 터보펌프가 없는 가압식 엔진이기 때문에 연소실 압력이 낮게 설계되었다. KSR-3 발사 성공 이후 2003년부터 항우연에서는 연소실 압력이 대기압의 60배이며 추력이 30t인 엔진을 연구하며 터보펌프 연구개발도 시작하였다. 그리고 누리호를 개발하며 추력이 75t으로 상향되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가끔 누리호 엔진이 러시아와 나로호를 공동 개발하며 기술을 받거나 나로호 엔진을 분해하여 역설계하여 개발한 것이라고 헐뜯는 분들도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로호 1단에 사용한 러시아 엔진(RD-151)의 경우 추력은 170t이며 연소실 압력은 200atm 정도로 고성능 엔진이다. 엔진의 연소실 압력이 높으면 사용하는 소재도 고압에 강한 특수소재여야 한다. 이런 고성능 엔진은 설계도나 실물이 있어도 우리 실력으로는 만들어 작동시키기 어렵다. 로켓 엔진은 연소실 압력이 낮은 것부터 독자적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으며 고성능 엔진을 만들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30년 전부터 필자가 중심이 되어 추력 180㎏f에 연소실 압력 13.6기압짜리 소형 엔진을 개발하였고 몇 단계에 걸쳐 압력을 높여 지금의 누리호 1단 엔진을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다. 항우연이 차후 연소실 압력을 더 높여 추력 100t짜리 엔진을 개발할 계획을 세우는 것도 75t 엔진을 독자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도 2006년 연소실 압력 51.2atm에서 추력 37.6t짜리 머린 1A 엔진을 사용했는데, 지난 14년간 이를 개량해 현재는 연소실 압력 96.6atm에서 100t의 추력을 내는 엔진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작년 10월21일 첫 시험 발사에서도 누리호의 2000여곳에 각종 센서를 붙여 자료를 받으며 비행시험을 하였다. 비행 중 생기는 문제점을 찾는데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다. 이렇듯 새로운 우주발사체 개발은 많은 예산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장기적 계획을 세워 지원하고 국민의 많은 성원이 있을 때 가능한 국가적 사업이다. 국내 액체 로켓 개발을 처음 시작한 연구원의 한 명으로 항우연을 대신해 지난 30년 동안 묵묵히 3조원대 연구비를 지원해준 정부와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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