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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음달 또 ‘자이언트 스텝’ 예고…한은도 ‘빅스텝’ 가능성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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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6 10:50:42 수정 : 2022-06-16 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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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7월 회의서도 “자이언트 혹은 빅 스텝” 예고
‘금리역전’ 임박…한은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 적어”
‘베이비 스텝’ 고수하던 한은도 ‘빅 스텝’ 가능성 커져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더 높은 상황이지만 한국도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예상되는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도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다.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고집해오던 한은이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15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런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현재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여기에 연내 몇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을 밟겠다고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금리인상 폭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음 회의에서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음 회의는 7월이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은 올해 말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금보다 1.65%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점도표는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11월 0.25%포인트, 12월 0.25%포인트 인상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가계 소비가 감소하고 모기지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준이 7월에는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국내 경제 수장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공동취재

◆7월 한미 금리 역전될 듯…“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 낮아”

 

이번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국(1.75%)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에서 0∼0.25%포인트로 줄었다. 여기에서 다음 달 미국이 0.5%포인트만 올려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25∼0.50%포인트 높아진다.

 

한국 입장에선 한미 ‘금리역전’ 현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원화의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면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한은은 현재 한미 기준금리 역전만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 유출입은 대외 금리차의 영향도 받지만, 무엇보다 대외 건전성이나 펀더멘탈(경제 기초체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소비 회복세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우리나라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때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은 ‘베이비스텝’서 한 차례 ‘빅 스텝’ 전망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과 추가 인상 예고에 따라 한은도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한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다가 지난해 8월부터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1.75%까지 다시 올렸다.

 

지난달 26일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수렴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려 연말 2.50%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이 과감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연말까지 남은 네 차례(7·8·10·11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나온다. 0.25%포인트씩 네 차례 인상할 경우 연말 한국 기준금리는 2.75%가 된다.

 

하지만 이는 미국 점도표상 연말 예상 기준금리인 3.4%보다 크게 낮다. 이 때문에 한은도 한 차례 이상은 ‘빅 스텝’ 인상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JP모건은 15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베이비스텝’의 단계적 인상을 고수하던 한은도 ‘빅 스텝’을 고려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한은의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4%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 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외환·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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