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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팬클럽·이재명의 ‘개딸’… ‘팬덤’이 삼킨 정치권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2-06-15 23:00:00 수정 : 2022-06-15 19: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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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공적 지위에서 팬클럽 정치 이어가 폐해 커져
野, 팬덤 정치 두고 갑론을박… 전당대회 앞두고 갈등 커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팬덤(fandom)은 공통적인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과 우정의 감정을 특징으로 하는 팬들로 구성된 하위문화로 정의된다. 하지만 정치인들을 향한 팬덤은 단순한 응원과 지지를 넘어 상대방을 향한 비난으로 변질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은 팬덤 정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팬덤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며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정치

 

15일 김 여사의 팬클럽 중 회원 수가 가장 많은 팬카페는 ‘건사랑’으로 현재 회원 수는 9만4000명이다. 지난해 12월19일 개설된 이 카페의 회원 수는 200여 명에 불과했지만 한 언론에서 김 여사의 ‘7시간 통화 녹취’가 공개된 직후 회원 수가 급증했다.

 

이 외에도 김 여사의 팬클럽은 20여개에 달한다. 건사랑 뿐만 아니라 ‘김건희 공식 팬카페, 김건희 여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건사모클럽’, ‘러블리 김건희 여사 공식 팬카페’, ‘대한민국 김건희’ 등이 있다. 

 

김 여사가 처음 언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2019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명장 수여식이었다. 검은색 정장과 이른바 애교 머리를 한 김 여사의 외모와 옷차림에 이목이 쏠렸다. 그리고 2년여 후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남편 덕분에 김 여사에게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대선 기간 팬클럽은 ‘5만원 마케팅’을 벌였다. 김 여사의 지지자들은 김 여사가 평소 소박하게 옷을 입는다며 브랜드와 가격을 열심히 홍보하기 시작했다. 특히 당선인 배우자 시절이던 4~5월 청와대를 떠날 준비를 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옷차림과 비교하는 분석이 쏟아졌다.

 

김 여사의 팬덤 정치 구심점 역할을 한 팬클럽 활동에는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도 했다. 건희 사랑(희사모)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팬클럽이 김 여사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팬이 선물한 안경을 쓰고 업무를 보는 모습으로 큰 화제가 됐던 사진 역시 김 여사가 직접 팬클럽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선 후보의 부인에서 대통령의 아내로 공적 지위를 가지게 됐지만 여전히 팬클럽 정치를 이어간다는 부분에서 불거진다. 김 여사의 집무실 방문 사진이 공식 라인이 아닌 팬클럽을 통해 전파되고, 각종 논란에 대한 대응도 대통령실이 아닌 팬클럽이나 지지자들이 앞장서 항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김 여사의 팬덤 정치와 관련해 언쟁이 벌어지자 팬클럽 회장이 SNS를 통해 욕설까지 쓰는 일이 벌어졌다. 강 변호사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를 겨냥한 욕설 섞인 게시물을 여러 개 올렸었다. ‘김건희 여사에게 붙어보려 아부질, 수작질한 걸 다 알고 있는데 그런 유창선이 어디서 수작질이냐’, ‘거지 같은, 뭐 눈에는 뭐만 보이냐. 내가 너 같은 거지냐’라는 등의 게시물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유 평론가는 앞서 강 변호사가 ‘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들고 가입비 1만원씩 모금한다는 공지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단지 사진 공개 통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이 문제”라며 “언젠가는 터질 윤석열 정부의 지뢰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에 강 변호사가 반박하는 과정에서 과한 욕설이 나오며 논란이 증폭된 것이다.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공인의 신분으로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게 될 수밖에 없는데,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담긴 기획과 전략은 사라지고, 팬덤의 폐해 커졌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의원은 대통령에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 대통령 배우자의 경우 정무적 계획 수립과 홍보 전략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써는 김 여사가 팬클럽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대통령실은 수습하기 바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민주 내부 “부러우면 이재명처럼 하라” vs. “자제 촉구해야”

 

더불어민주당도 팬덤 정치로 인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재명 의원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지만 친이재명계 의원들과 이 의원의 열성 지지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쪽을 가리켜 ‘수박’(배신자란 뜻)이라고 비아냥대는 일도 다반사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박이란 단어를 쓰는 분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쉬이 정리되지 않는 분위기다.


팬덤 정치가 지난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팬덤 정치에 대한 사과보다는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더 관심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 관측에 대해 “전당대회에 바로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인 전 의원은 “대선의 연장선에서 이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가 좋은 영향보다는 나쁜 효과를 초래했다. 당이 객관적인 평가에 기반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행정안전부 제공

특히 전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팬덤정치 논란을 두고는 “폐해가 굉장히 심각하다. 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 의견을 내고 정책을 제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근래의 팬덤 정치는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해서 극단적인 방식과 우려스러운 행위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팬덤 정치의 방식이 극단적이고 혐오감을 주는 거라면 지양해야 한다”며 “팬덤 정치에 좀 더 단호한 조치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동조하거나 반사적 이익을 얻는 분들도 스스로 나서서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을 향한 팬덤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민주당 내부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14일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팬덤을 욕할 시간에 왜 나는 팬덤이 형성되지 않는가 성찰해 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팬덤은 무죄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정치인이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의원들도 이재명을 응원하는 팬덤이 부러우면 이재명처럼 실력을 연마하고 지지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 괜한 시기와 질투심으로 이재명을 응원하는 국민과 당원을 향해 눈 흘기지 마시라”라고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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