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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활동 중단’에 전 세계 충격…군입대·재충전 관측 [이슈+]

, 이슈팀

입력 : 2022-06-15 10:32:24 수정 : 2022-06-15 17: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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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서 고충 토로
‘쉴 새 없이 달려온 9년’으로 피로 누적
“2023년 전원입대시 7500억원 매출감소”
전 세계 팬들, 서운함 속 따뜻한 위로
“활동 중단 알린 방식도 BTS다웠다”
RM·뷔·지민 등 줄줄이 솔로 활동 예고
방탄소년단 '프루프 라이브'. 빅히트 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 선언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BTS는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을 통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그룹 해체는 아니지만, BTS가 세계 최정상에 선 그룹이며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전성기 가수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 분야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TS 멤버들은 이 영상에서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리더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짜 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BTS 활동 중단 소식으로 15일 소속사 하이브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는 장중 13만9000원까지 폭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후 하이브는 소폭 반등해 전 거래일 대비 4만8000원(24.87%) 내린 1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BTS의 입대 가능성을 반영해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기훈 연구원은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는 2023년 초 BTS 전원이 입대한다는 가정”이라며 “입대 시 2023년 BTS 관련 매출 감소분은 약 75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각각 음반·투어 약 5000억원, 상품기획(MD) 등 간접 매출 약 25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15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사옥 모습. 뉴스1

◆팀 활동 중단 배경은…군복무·재충전 등 영향 관측

 

2013년 데뷔 이래 9년간 쉴새 없이 정상을 향해 달려온 BTS는 정체성 회복과 성장을 도모할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됐다. 팀 활동 중단을 알린 유튜브 영상에서 지민은 “팬들도 우리를 알고, 우리도 팬들을 알지 않느냐”라며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지친 것도 있어서 이제야 조금씩 풀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슈가는 “2013년부터 작업을 해 오면서 한 번도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작업해 본 적이 없다”며 “그래도 지금 쥐어짜는 것과 7∼8년 전에 쥐어짜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하고 싶던 말이 있는데 스킬이 부족해서 쥐어짜 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2013년 데뷔한 BTS는 2015년 국내 음악방송 첫 1위를 거머쥔 이래 2016년 국내 시상식 대상을 차지하는 등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구가해 K팝을 대표하는 월드 스타로 등극했다. 이들의 글로벌 인기에 ‘날개’를 달아준 곡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였다. 이들 노래는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연거푸 1위를 한 것에 더해 BTS에게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안겨줬다.

사진=방탄티비 캡처

그러나 정작 멤버들 본인에게는 이 시기가 정체성의 혼란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이래 코로나19로 준비한 계획이 꼬이면서 멤버들조차도 그룹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이 ‘온’(ON)과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신보 ‘프루프’(Proof) 발매를 기념한 유튜브 무대에서도 “2020년부터 지금까지 저희가 한 많은 것들이 계획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그때 고민하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유동적인 것이 많았다”고 말한 바 있다.

 

병역이라는 현실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BTS의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설사 국회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통상 시행까지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BTS 그룹 차원의 대체복무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글로벌 스타들은 1년 전에 미리 해외 투어 콘서트 등을 계획하지만, BTS는 입대의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 팀 단위 계획도 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아미 ‘눈물’…“기다리며 응원할 것”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각 언어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끝이 아닌 것을 안다’며 멤버들의 활동에 우리가 끝까지 응원의 힘을 보내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국 ‘아미’라는 한 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챕터(Chapter) 1’을 끝내고 ‘챕터 2’로서 개인 활동도 해보겠다는 게 결론이지만 무슨 말을 하겠냐”며 “그저 꼭 한번 안아주고 싶다”고 썼다. 또 다른 팬은 “이런 순간이 올 줄은 알았지만 그게 오늘일 줄은 몰랐다”면서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은 마치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아미’란 이름과 함께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 지민을 좋아한다는 미국 팬은 트위터를 통해 “할 말은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의 ‘봄날’이 다시 올 때까지 멤버들 모두 응원하겠다”고 썼다. 영어로 글을 쓴 또 다른 팬은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이런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방탄소년단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릴 것”이라며 보라색 하트 이모티콘을 붙였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되는 방탄소년단(BTS) Mnet '엠카운트다운' 녹화장 앞에 팬클럽 아미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뉴스1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 팬은 “공백기를 지나 다시 방탄소년단으로 만나자”며 ‘#방탄소년단의 수고는 아미가 안다’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스페인어를 쓰는 팬은 “항상 방탄소년단을 사랑할 것”이라며 “다른 방식으로 일하더라도 항상 그들을 사랑하고 모든 부분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아미’는 “때로는 우리가 내리는 가장 어려운 결정이 결국 우리가 한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며 멤버들의 결정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팬들에게 직접 ‘팀 활동 잠정 중단’ 소식을 전한 점을 고마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뒤 뷔가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아미와 방탄은 보랏줄로 이어져 있으니 끊어지지 않고 색의 진함이 오래가도록 오래오래 보자”라고 글을 올리자 2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 한국인 팬은 “이런 아티스트가 없다”며 “더 좋은 음악으로 오랫동안 방탄소년단으로 활동하기 위해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우는 아티스트”라고 전했다. 또 다른 팬은 “갑작스러운 공지가 아니라 진솔한 대화로 멤버들의 생각과 마음을 전해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사랑과 믿음으로 보답할 것이니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응원했다.

 

◆끝 아니다…제이홉부터 솔로 활동 ‘스타트’

 

BTS는 멤버별 솔로 음악 활동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제이홉은 “이제 나를 시작으로 각자가 (솔로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RM을 시작으로 슈가와 제이홉이 잇따라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음악 역량을 뽐내왔다. 다른 멤버들은 무료 음원이나 드라마 OST 등으로 개인 음악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비(非)정식 활동으로 7명 전원의 ‘원팀’을 강조하는 소속사의 정책에 따라 제대로 된 솔로 음반은 지난 9년간 단 한 장도 없었다. 제이홉은 “이런(솔로 활동) 기조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한번 해야 할 것 같다”며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첫 타자가 될 제이홉의 솔로 음반은 싱글, 미니 음반, 정규 음반 등 그 형태와 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3월10일 오후 서울 잠실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BTS PERMISSION TO DANCE - SEOUL'에서 열창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러나 제이홉이 다음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유명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에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점을 고려하면 올여름 음반을 선보이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인 아티스트가 미국 주요 음악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에 헤드라이너로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방탄소년단에서 멤버 개인이 음악 페스티벌에 나서는 것도 최초다.

 

제이홉 이후에도 RM, 뷔, 지민, 슈가, 정국 등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줄줄이 솔로 음반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호프 월드’(Hope World) 등 과거 선보인 믹스테이프도 국내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RM은 “나도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일관성이 하나도 없다”며 “장르도 다 다르다. 중구난방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뷔를 언급하며 “(뷔가) 준비를 오래전부터 했고, 실제로 좋은 곡을 많이 만들어놨다”며 “집에서 (만든 곡을) 들려줬다. 네가 경험치를 많이 쌓아서 팬들의 기대를 올려놨기 때문에 지금 내면 너무 좋아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언급했다.

 

지민도 “나는 이제 (곡 작업을) 시작했지만, 뷔는 저보다 꼼꼼한 성격이라 나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정국은 “나는 윤기형(슈가) 다음에 낸다”고 말했다. 진은 “나도 곡을 받고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친구들의 예정된 시기들이 다 있으니 나는 마지막에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먼저들 길을 잘 닦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웃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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