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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둥이 적자’에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 정부 중재안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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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2 23:20:16 수정 : 2022-06-12 2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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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뉴시스] 김종택기자 =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는 12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기지 못한 수백대의 기아자동차 수출용 차량들이 가득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엿새째인 이날 오후 정부와 화물연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교섭에 들어갔다. 2022.06.12. jtk@newsis.com

한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가 8000만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24개월 만이다. 올해 70조원가량 재정수지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재정+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하고 있다. 급등한 원자재 가격 여파로 수입액 증가 폭이 수출액 증가 폭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는 29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억달러나 쪼그라들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79억300만달러 늘었지만 수출은 59억3000만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금리·환율 ‘신3고’ 위기가 여전한데도, 고유가와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대란 등이 맞물린 외부 요인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다. 지난 정부 내내 이어진 재정적자에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은 수출이었다. 이런 판국에 화물연대 파업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수출·내수 물류 차질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차량 출고 지연이 잇따르고 시멘트·타이어·철강 등 제품 출하가 속속 중단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주류대란 등으로 소상공인들 피해는 물론, 소비자들의 불편까지 가중되고 있다.

 

쌍둥이 적자는 대외신인도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원자재 가격 폭등은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유가 상승과 물류비 급등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는 성장률 하락과 직결된다. 세계은행(WB)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2.9%로 내리며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까지 경고한 상태다.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취약한 교역구조를 개선할 중장기적 대책에 정책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 안전운임제는 생계가 걸린 차주나, 수출 경쟁력 악화를 걱정하는 사용자 측 모두 쉽게 양보하기 힘든 사안이다. 수출납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는 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입법사항’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기약 없는 국회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정부가 중재력을 발휘해 경제주체들의 양보와 고통분담을 이끌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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