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의자 앉은 모습 등 올려
관람객 1000명과 댄스공연 할듯

가수 비가 청와대 본관 통제 구역 등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사가 청와대를 사용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국유재산을 영리활동에 대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가수 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근 잇달아 청와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넷플릭스 코리아’의 예능 콘텐츠 ‘비’ 제작을 위해 청와대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올린 게시물에서 비는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 안에 있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을 게시했다. 대정원은 둘레에 통제선이 쳐져 있고 일반 관람 시간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안내되고 있는 곳이다.



이어 이틀 뒤에는 본관 2층 대통령 집무실 책상 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도 올렸다. 집무실도 역대 대통령이 사용한 시설로 통제 구역 안에 있다. 당국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본관 공개 후 일반 관람 시에는 통제선을 따라 관람 동선을 유도하고 시설물을 보호하고 있다. 비가 올린 또 다른 사진에도 집무실 책상 오른쪽 옆으로 통제선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관 1층에서 비와 스태프들이 로비에 퍼져 있는 사진도 올렸다. 시설 보호를 위해 일반 관람객은 물론 문화재청 관계자도 신어야 하는 파란색 덧신을 신은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비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청와대 이전 TF’라고 쓰인 목걸이형 패찰을 걸고 있다.


청와대는 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부터 사용한 상징적인 역사 공간이다. 근대문화재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청와대 개방은 사전에 필요한 내부 정리와 전문가 조사, 향후 적절한 문화재 등록 절차와 경내 및 건물들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 없이 이뤄졌다. 지난달 10일 청와대 정문이 열리고 13일이 지난 23일에야 문화재청이 대통령실로부터 관리를 정식으로 위임받았다.

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3월에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단장을 맡은 ‘청와대 이전 TF’를 통해 촬영 허가를 받아 지난달 25일 청와대를 방문했으며, 무료로 대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와대를 해외에 알린다는 취지에 따라 허가된 것으로 안다”며 “세부적인 공연계획서 등을 받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 측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비와 함께 관람객 1000명이 검은 옷과 선글라스를 드레스코드 삼아 맞춰 입고 춤을 추는 참여형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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