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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대통령님, 中企 홍보대사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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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25 00:06:30 수정 : 2022-05-25 11: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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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구두·김 여사 패션 등
화제 된 중기 제품들 완판 행렬
코로나 여파 중기 경영난 심각
앞으로 많이 사용해 도움 줘야

주말인 21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4층에 자리 잡은 신발 매장 ‘바이네르’를 찾았다. 바이네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두를 구매해 유명해진 중소기업 브랜드다.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진열대를 두리번거리더니 “대통령이 구매한 구두가 어떤 제품인가요”라고 물었다. “‘대통령 구두’는 완판됐다. 지금 주문하면 (받는 데) 열흘 이상 걸린다”는 직원 말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아버지 생일 선물로 ‘대통령 구두’를 사려고 경기 용인에서 왔다는 그는 “비슷한 디자인의 구두로 달라”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대통령이 이곳에서 산 신발은 구두끈과 장식이 없는 로퍼 스타일이다. 비슷한 디자인의 구두를 들어 보니 가볍게 느껴졌다. 구두의 겉피가 부드럽고 손가락으로 깔창을 눌러 보니 푹신푹신했다. 체격이 일반인보다 큰 대통령이 구매한 이유를 짐작케 했다.

김기환 산업부장

윤 대통령의 구두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의 패션도 곧잘 화제에 오른다. 김 여사가 지난 3월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신었던 3만원대 흰색 슬리퍼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김 여사가 지난 3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했을 때 입었던 5만원대 치마도 주문이 몰렸다. 유명 화가의 전시기획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김 여사는 평소 소박한 패션을 즐긴다고 한다. 대중적인 스타일의 옷으로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던 미국의 미셸 오바마를 떠올리게 한다. 미셸 오바마는 미국 퍼스트레이디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한 8년 동안 젊고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에게 깊은 관심을 가졌다. 주요 행사마다 해외 명품 대신 미국 현지 디자이너 제품을 애용해 침체된 뉴욕 패션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그녀의 패션이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려 3조원(약 27억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0년 11월호)까지 나왔다.

대통령 내외가 일부러 중저가 브랜드만 고집하는 건 아닐 것이다. 기자가 아는 기업가 중에도 중소기업 브랜드를 찾는 회장님들이 제법 많다. 공통된 이유는 “품질이 좋고 편하다”는 것이다.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높으니 ‘가성비’가 좋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쇼’로 치부해 버린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9일 TBS ‘뉴스공장’에서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식으로 비꼬았다. “다른 나라 대통령도 주말에 백화점 쇼핑은 안 한다”면서 다른 백화점, 신발 브랜드, 백화점에 입점 못한 중소 브랜드와의 형평성 등을 따졌다. 윤 대통령 부부가 강남권 백화점을 방문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시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실상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에서 중소기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른다.

백화점 하면 명품과 대기업 브랜드만 떠올리는 건 잘못된 편견이다. 이들 중소기업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해 유명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뛰어난 품질 덕분이다.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여성의류 브랜드 ‘모노크롬’의 김경민 대표는 “모노크롬 원단 중에는 수입 브랜드와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자체적으로 워싱과 염색 등 후가공 처리를 해 품질이 더 뛰어나지만 가격은 50∼60% 저렴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들도 즐겨 입는다”고 귀띔했다.

그래서다. 대통령 부부가 이렇게 품질도, 가격 경쟁력도 뛰어난 중소기업 브랜드를 더욱 ‘공개적으로’ 애용했으면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은 매우 심각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적자 위기에 빠지는가 하면 인력 부족이나 인건비 부담으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기업들도 있다. 대통령 부부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은 이후 “우리 백화점도, 우리 제품도 사 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5년 임기 내내 대통령 부부의 일상에 중소기업 브랜드가 스며들고, 가끔은 일부러라도 어려움을 겪는 업체 제품을 찾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기환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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