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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하늘 맑았던 이유…中 석탄발전 중단·기후변화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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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24 15:28:24 수정 : 2022-05-24 15: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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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대 이권호 교수·서울기술연구원 신성균 연구위원 연구팀 분석
“지난해 中 내륙지역 홍수로 주요탄광 물에 잠겨…석탄화력 발전 중단”
“中 동북부에 강우량 많고 동풍 우세…한반도 이동하는 오염물질 줄어”
맑은 날씨를 보인 2021년 9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하늘.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이 유독 맑았던 이유가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 감소와 강수·바람의 패턴의 변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작년 중국 내륙지방의 홍수로 주요 탄광이 물에 잠기면서 석탄 화력 발전이 중단된 데다, 9월에는 중국 동북부에 비가 많이 내리고 동풍이 우세해 한반도로 옮겨지는 오염물질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강릉원주대 대기환경과학과 이권호 교수와 서울기술연구원 신성균 연구위원은 ‘2015∼2021년 한국과 중국의 대기오염물질 농도 변화’를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을 한반도와 중국의 화력발전소가 포함된 동경 100˚∼140˚, 북위 25˚∼50˚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삼았고, 관측 자료는 ▲중국 대기환경관측망 ▲서울시의 지점별 평균 관측 정보 ▲지구관측위성인 ‘테라’(Terra)에 탑재된 중해상도 이미징 분광복사계(MODIS) 센서 관측 자료 등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5∼2019년(정상기간), 코로나19 봉쇄 기간으로 사회 활동이 감소한 2020년, 석탄 부족 기간인 2021년으로 관측기간을 나눠서 중국과 한국의 대기오염물질별 평균 농도를 비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여름에는 주요 석탄 생산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탄광이 폐쇄되면서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전력난을 겪었다.

 

연구 대상 범위(동경 100˚∼140˚, 북위 25˚∼50)

 

분석 결과, 중국의 경우 이산화황(SO₂),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₂), 오존(O₃), 미세먼지(PM10, PM2.5)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2020년과 2021년 모두 정상 기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서울시)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정상기간과 비교해 2020∼2021년에 오존을 제외한 나머지가 낮게 관측됐다.

 

정상기간 대비 대기오염물질 감소폭은 중국과 한국 모두 2020년보다 2021년에 컸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중지가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작년 9월 한국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2009∼2015년의 평균 수치보다도 더 낮은 값으로 나타나 대기질이 매우 청정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요인과 별개로 기상 조건이 대기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관측 기간 중 9월의 강수와 바람에 대한 공간분석을 수행했다.

 

2015∼2021년 한국(서울시)의 월별 대기오염물질 농도 변화. 정상기간 평균값(검은색), 표준편차 범위(녹색), 2020년(파란색), 2021년(적색).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일산화탄소(CO), 이산화황(SO₂), 이산화질소(NO₂), 오존(O₃), PM10, PM2.5. 오존을 제외한 오염물질 농도저하가 2021년 뚜렷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분석 결과, 정상 기간 9월에는 강수가 주로 북위 35도 이남의 중국 내륙지방과 제주도 남부에 걸쳐 발생했다. 2020년 9월은 유사한 분포 경향을 보였고, 강수 강도가 강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내륙의 강수 지역이 동서 방향으로 길게 퍼졌으며 보하이만 지역에 강수가 증가했다. 

 

연구팀은 변화한 강수 지역에는 대기오염도가 높은 중국 동북부 지역이 포함돼 강수로 인한 세정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바람 패턴의 변화도 함께 나타났다. 정상 기간의 9월에는 평균적으로 약한 북풍 계열의 바람이 부는 일반적인 가을 날씨를 보였고 2020년에도 이와 비슷했지만, 지난해 9월에는 특이하게도 동풍 계열이 주풍(主風)이 돼 바람이 동해에서부터 한반도를 가로질러 서해까지 불었다.

 

교신저자인 신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수와 바람 패턴의 변화는 지역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지구적 규모의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A)의 관측기록을 언급하며 “지난해 9월의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기온인 약 15도보다 0.9도 높았으며, 기후 관측 역사상 다섯 번째로 따뜻한 9월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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