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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1일 미국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회견을 끝내려고 하자 폭스뉴스 기자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확인비행물체(UFO) 관련 영상과 기록이 있는데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에게 다시 물어보겠다”고 대답하자 회견장엔 폭소가 터졌다.

회견장에서는 농담으로 마무리됐지만 UFO는 인류의 오랜 수수께끼이자 관심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UFO 연구·조사 비영리단체인 뮤폰(MUFON) 회원수는 2017년 12월보다 50%나 증가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UFO를 봤거나 촬영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내 UFO 목격 제보 건수는 2019년 9748건에서 2020년 1만1100건으로 늘었다.

17일 미국 의회에서 미확인항공현상(UAP)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UAP는 UFO를 대신해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용어다. 미 의회가 UFO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공개 청문회를 연 건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처음이다. 로널드 몰트리 미 국방차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UAP 목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증인으로 나선 스콧 브레이 미 해군 정보국 부국장은 “2004년 이후 확인된 UAP가 400건으로 늘었으며 미군 조종사가 UAP와 부딪칠 뻔한 사례도 11건”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UFO에 관한 진실을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 정부는 “지구 밖에 생명체가 있다는 증거나 외계 존재가 인류와 접촉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한 정체나 기원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브레이 부국장은 “비행물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UAP가 비(非)지구적 기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어떠한 물질적 증거도 없다”고 했다. UFO가 외계 생명체와 관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반세기 만에 열린 청문회도 외계인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는커녕 실망감만 줬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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