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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성비위·간첩조작 논란에도 검찰 출신 인사 ‘직진’ [이슈+]

, 윤석열 시대

입력 : 2022-05-18 16:00:00 수정 : 2022-05-18 15: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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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윤재순, 한참 전 일…거취변화 없다"
윤 비서관, 성추행 해명…"열심히 하겠다” 사퇴 거부
간첩조작 피해자 유우성, '尹 라인' 사과·사퇴 요구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친정격인 검찰 출신 인사들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들은 논란에도 여전히 자리를 고수하고, 정부는 이를 감싸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윤 정부는 17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한동훈 법무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던 한 장관은 차치하고 대통령실은 18일 현재까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 논란이 야기된 윤재순 총무비서관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당시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서도 거취 변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 정도는 별것 아니라는 듯한 태도다.

 

◆‘생일빵’ 화나 볼 뽀뽀 요구했다는 윤재순… 대통령실 “별도 조치 없다”

 

윤재순 비서관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과거 성추행 문제에 대해 해명했지만, 이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언행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2003년 발생한 관련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서, 소위 말하는 ‘생일빵’을 당했고 ‘생일에 무얼 해줄까’ 물어보는 직원에 화가 나서 볼에 뽀뽀해달라고 말했고, 이후 볼에 뽀뽀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볼에 뽀뽀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사과를 드려야 맞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며 성비위 논란에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날 윤 비서관이 대검 사무관 재직 시절 2차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했고,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라고 말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윤 비서관이 2002년 출간한 시집도 도마에 올랐다. 이 시집에 수록된 ‘전동차에서’라는 제하의 시에는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듯한 표현이 들어있다. 그는 시에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의 구절을 적었다. 원문에는 ‘요즘은 여성전용칸이라는 법을 만들어 그런 남자아이의 자유도 박탈하여 버렸다나’라는 구절도 있었다.

 

이에 일부 여당의원도 윤 비서관에게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훌륭한 참모라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억울하더라도 본인이 희생하는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비서관은 “더 열심히 하겠다”며 사퇴를 사실상 거부했다.

 

대통령실도 윤 비서관 해임론에 선을 긋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윤 비서관은) 그런 행위에 대해서 대가를 다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10년이 넘은 한참 전의 일이 아니겠냐. 앞으로 다른 사람을 임용할 때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윤 비서관의 시와 관련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만 시는 시”라며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이란 책에 ‘시를 쓰는 사람의 마음을 일반 사람의 잣대로 보지 마라’는 내용이 있다. 그러니까 시 가지고 이제 좀 그만 좀 해 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의 분노… “범죄자를 다시 공직에 세우는 건 말이 안 돼”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당시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도마에 올랐다.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는 이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비서관에 대한 사과와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유씨는 자신을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했던 이 비서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한 바 있다.

 

검찰은 2013년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유씨가 국내 탈북자 정보를 동생 유가려씨를 통해 북한에 넘기려 했다는 이유다. 법정에서 유씨는 국정원과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무죄라고 항변했지만 당시 담당 검사였던이시원 이 비서관은 유씨를 간첩으로 몰아세웠다.

 

결국 재판과정에서 국정원이 유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 같은 주요 기록들을 위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유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이 검사는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이 기록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해당 사건은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직접 사과를 했을 정도로, 검찰의 치부 중 하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가 17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고소인 조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유씨는 “이시원 전 검사가 공직기강비서관이 된 것은 도저히 피해자로서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고 지금이라도 자리에서 사임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보복기소 사건은 이 비서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속 (임명) 철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라인이자 서울고검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두봉 인천지검장도 이 사건에 연루된 검사 중 한 명이다. 이 검사장은 간첩조작 사건으로 검사들이 징계를 받자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별건 기소해 ‘보복 기소’라는 비판을 들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을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하고 공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첫 사례였다.

 

이에 대해 유씨는 “범죄자를 또다시 어떤 공직에 세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법을 누구보다 잘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진 범죄에 대해선 책임지지도 않고 사과도 없이 또 다른 공직에 발탁되는 건 결코 국민들이 그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사자들은 아직 피해자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비서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을 떠난 상황에서 입장을 내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피했고 대통령실도 해당 문제에 대해 “지켜보겠다”며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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