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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스포츠 브랜드 자존심… 한국인 맞춤워킹화 통했다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2-05-18 01:00:00 수정 : 2022-05-17 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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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프로스펙스

“걸을때 신는 운동화 달라야 한다”
워킹 토털 브랜드 ‘W’로 차별화
내놓은 제품마다 전연령에 인기
‘연아 라인’은 100만켤레나 팔려
워킹화 인지도 나이키 누르고 1위

2022년 4개 스포츠 구단 공식 후원
‘오리지널 라인’ 흥행돌풍 기대도
더현대서울에서 진행된 ‘오리지널 스포츠’ 라인 팝업스토어

프로스펙스는 국제상사가 1970년대 말 외국산 운동화가 국내에 본격 들어오면서 론칭한 스포츠 브랜드다. 1981년 출시 당시부터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신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한국 스포츠 브랜드의 대중화 시대를 연 프로스펙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스포츠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 브랜드의 시초

1981년 가을 국제상사(현 LS네트웍스)는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는 당시 한국에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국 브랜드에 대응해 국내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같은 해 11월 16일 프로스펙스의 1호 매장이 서울 롯데쇼핑센터에 문을 열면서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다. 프로스펙스는 전문가(Proffessional)와 성능·사양(Specification)을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쳐 줄인 말로, 프로 선수들이 착용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웠다.

최초 광고 문구는 ‘우수한 국산품, 프로스펙스’였다. 수입 상품을 선호했던 국내 소비자에게 국내 브랜드라고 당당하게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이런 도전 정신은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1980년대 프로스펙스는 단순한 유행 제품을 넘어 하나의 세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당시 젊은 사람들을 일컬어 ‘청바지 세대’라고 불렀는데, 프로스펙스 신발이 청바지와 잘 어울리는 상품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프로스펙스 세대’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프로스펙스는 다수의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1983년 국내 신발업계 최초 ‘Q마크’ 획득, 현재 R&D(연구·개발)센터의 전신인 스포츠제품 과학연구센터 최초 설립, 1985년 국내 최초 브랜드 수출, 서울올림픽 공식스포츠화 최초 선정, 2015년 신발제품 분야 국내 최초 KAS 인증 획득 등이다. 이밖에 1986년 아시안게임 공식스폰서를 맡았고,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나서 레슬링, 유도, 태권도, 복싱 등 메달 종목을 후원하며 전문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W 브랜드로 국내 워킹화 분야 창출

프로스펙스는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힘든 시기를 겪다 2007년 LS그룹과 한가족이 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목표를 내세워 대표 상품인 운동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글로벌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좀 더 대중적인 생활 스포츠 이미지를 구축하고, 프로스펙스의 브랜드 자산을 이어가면서도 참신성을 줄 수 있는 워킹화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연구조사를 통해 성인 남녀의 24% 정도가 정기적 운동으로 걷기를 즐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특별히 스포츠라는 인식이 없던 걷기를 ‘스포츠 워킹’이라는 새로운 스포츠 영역으로 범주화했다. 걸을 때 신는 운동화와 뛸 때 신는 운동화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2009년 9월 워킹 토털 브랜드인 ‘W’를 내놨다. W 파워, W 컴포트, W 트레일 등 6개 라인으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워킹화 제품군을 선보였다.

1980년대 프로스펙스 잡지 광고

2010년에는 보행 시 바른 자세를 유도하고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해 11자 워킹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W 파워 3’ 시리즈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고, 2011년에는 ‘W 파워 4’ 시리즈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3년 출시한 이른바 ‘연아라인’은 누적 100만족이 판매되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고객 연령층도 10∼20대까지 확대됐다.

2010년 당시 종합광고회사 HS애드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 스포츠 레저 관련 태도’ 조사에서 워킹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나이키(17.5%) 등 해외 브랜드를 누르고 프로스펙스(41%)가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 기준 프로스펙스의 워킹화는 누적 약 1250만족 판매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판매된 워킹화를 일렬로 세우면 서울∼부산 직선 길이의 약 10배인 3375㎞에 달하고, 높이로 치면 롯데월드타워 최고 높이에 약 2500배에 달하는 1375㎞에 해당한다.

프로스펙스 브랜드 영상 ‘직진 그날까지’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신발 만들기 주력

프로스펙스는 1981년 브랜드 출시 당시부터 품질과 기능에 중점을 두고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신발을 만드는 데 주력하며 스포츠화 대중화에 기여했다. 1983년 11월 국내 신발 브랜드로는 최초로 전문 연구기관인 스포츠제품 과학연구센터를 설립, 신발 제조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이 연구센터를 통해 개발한 대표적인 상품은 ‘그랜드슬램’ 테니스화로, 일반 신발과 다른 소재를 사용해 켤레당 650g 무게를 380g으로 대폭 경량화하며 당시 ‘제3의 신발’이라 불렀다.

올해 브랜드 41주년 기념을 기념해 출시한 시그니처 워킹화 ‘블레이드 BX 2’ 시리즈는 프로스펙스의 기술력이 집약된 워킹화다. 파워 워커를 위한 고기능성 제품으로, 갑피 부분에 가볍고 지지력이 좋은 엔지니어드 자카드 소재를 적용해 발에 걸림 없이 유연하면서도 자유로운 움직임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브랜드 41주년 기념을 기념해 블레이드 BX 2

이밖에도 안전한 러닝을 도와주는 러닝화 ‘슈퍼라이트’ 시리즈와 레트로 러닝화 ‘트리거런’과 ‘로드스타’ 등을 통해 러닝화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프로스펙스는 ‘오리지널 스포츠’ 라인을 새로 선보이고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마라톤 220’를 선보이며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까지 겨냥하고 있다. 마라톤 220은 마라토너 데이브 맥길리브레이가 1978년 미대륙 횡단 시 착용한 러닝화로, 스니커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유튜버 ‘와디’와 협업해 복각한 파랑과 노랑을 각각 100켤레 한정판으로 출시해 전량 품절되기도 했다.

올해로 41살이 된 프로스펙스는 ‘전 세대가 공감하는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의 귀환을 꾀하고 있다. 오리지널 라인을 대표하는 ‘트렌드 상품군’과 기존 워킹화 라인을 대표하는 ‘테크니컬 상품군’을 중심으로 라인을 전개하면서 전 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프로스펙스는 올해 4대 스포츠 구단을 공식 후원하고, 1970∼80년대 미국 보스턴 시티를 중심으로 전개했던 스펙스의 오리지널 제품들을 빈티지 스포츠 무드로 재해석한 오리지널 스포츠 라인을 선보이는 등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며 “끈기와 도전 정신으로 대표되는 마라토너이자 감독 데이브의 스포츠 정신을 닮고자 하는 프로스펙스의 활약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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