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박완규칼럼] 한·미 정상회담에 바란다

관련이슈 박완규 칼럼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2-05-16 23:16:12 수정 : 2022-05-16 23:16: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외교 효과는 확신·확실성에 비례”
동맹 청사진·원칙부터 마련해야
北도발 대응·경제안보 협력 논의
공감 이루고 분명한 메시지 내길

한·미 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불과 11일 만이다. 내각 구성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으로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는 시점에서 최대 외교 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정상회담은 중대 현안이 많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다.

한·미 양국은 북한 도발 대응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는다. 북한이 일련의 미사일 도발에 이어 정상회담에 즈음해 7차 핵실험으로 한·미동맹을 시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미 외교장관은 지난주 통화에서 북한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원칙과 일관성’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연합방위태세 재건 등 한·미동맹 강화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경제안보에 관한 양국 간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의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우선 관심사는 중국 견제에 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이 가시화하고 있다. IPEF는 무역·공급망·탈탄소·부패방지를 중심으로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IPEF 참여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무역 관계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며 “중국의 맞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새 경제안보 질서에 능동적으로 동참해야 하지만 부수적인 마찰을 피하는 지혜도 짜내야 한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주요 의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놓고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새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조율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는 6대 국정목표의 하나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가 제시됐다. 국익·실용의 외교전략과 튼튼한 국방역량으로,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 영향을 주는(influential)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각론에서는 한·미관계와 관련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의 전방위적 협력 지평 확대’를 첫 번째 과제로 들었다. 정부는 이런 목표와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할지에 대한 지침 마련을 서둘러야 할 처지다.

외교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외교론’의 저자 해럴드 니컬슨은 “외교의 효과는 그것이 풍기는 확신과 확실성의 정도에 비례한다”며 “외교정책에서의 막연함과 유동성은 가장 심각한 악덕 중 하나”라고 했다. 외교정책이 불확실하면 외교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석열정부의 외교역량이 드러난다.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해야 할 때다. 먼저 향후 한·미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에 관한 청사진을 그리고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고 해야 할 말의 수위를 정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주변국을 자극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일이다. 관련 부처 및 대통령실 참모들과 충분히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전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의전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모쪼록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외교정책은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지만 그렇다고 의욕만 앞세워선 안 된다. 윤 대통령 정상외교의 첫발을 떼는 이번 회담은 두 정상이 합을 맞춰 보고 주요 현안에 대한 공감을 이룬 뒤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외교 공간을 넓혀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등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거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박완규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패리스 힐튼 만났네…
  • 에스파, 패리스 힐튼 만났네…
  • 선미 '시선 사로잡는 헤어 컬러'
  • 김향기 '따뜻한 눈빛'
  • 김태리 '순백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