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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운동하는 여성 더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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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3 23:01:20 수정 : 2022-05-13 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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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어린이날 연휴에 집 앞 공원을 따라 5㎞를 달렸다. ‘제22회 여성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착한 비대면 방식으로, 달린 거리와 기록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증했다. 5㎞ 코스는 달리기 초보가 일반인 마라톤에서 현실적으로 도전할 만한 거리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았다. 30분 초반대 완주 목표를 세웠으나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중간에 한 번은 걸어가며 숨을 고르는 시간도 여전히 필요했다. 그래도 이번 참가가 두 번째인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30년 넘게 운동은 엄두도 내지 않다가 뒤늦게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주 2∼3회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서로 연결돼 있고, 삶을 바꾸는 힘의 상당 부분이 다름 아닌 근육을 통해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다. 운동을 해서 신체가 강해지면 정신적으로도 더 안정되고, 각종 불안함이나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실제로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닌데도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해 주는 것이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발전해야 할 30대의 장기전을 후회 없이 보내려면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

 

물론 1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을 가장 싫어했을 정도로 운동신경은 꽝이고, 왜 몸을 일부러 힘들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산 세월이 너무 길었다. 언제나 온몸에 힘을 뺀 상태, 조금도 긴장하지 않은 무너진 자세로 다녔고 최대한 몸이 편한 것만 추구했었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이를 반대로 하는 행위다. 몸이 힘들어야만 운동이 된다. 근육이 생기는 것도 자신의 능력치보다 과부하를 주는 운동을 통해 근육에 미세한 상처를 내는 게 시작이다. 따라서 반드시 근육통을 동반하며, 애써 낸 상처가 단백질 위주 식사를 통해 아물고 근육으로 덮일 때 근육은 성장한다. 이런 과정을 알게 되면서 편한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온 힘을 다해 무게를 들어 보는 경험, 내가 쓸 수 있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고 그 한계를 조금씩 넓혀 가는 도전은 몸이 편하려고만 해서는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지혜 사회2부 기자

그래서 운동은 여성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여전히 많은 이가 ‘힘쓰는 법’을 모르고 산다. 그래서인지 분명 더 할 수 있는데도 자신의 잠재력을 사장시키고, 생각보다 쉽게 경기장에서 내려와 버리게 된다. 여성의 성취를 견제하고 깎아내리는 사회, 구조적 성차별 같은 장벽이 단단한 문화일수록 전투력 없는 여성은 버티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여성들 스스로 단련하지 않으면 경쟁하기 더 힘든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인 것이다.

느릿느릿 동네 한 바퀴 걷는 정도로만 몸을 움직이던 내가 숨이 찰 때까지 달려 보고, 근력도 키워 보려 애쓰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운동을 하며 인생의 맷집을 키워 가는 또래 여성들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한다. 서로의 존재가 더욱 든든해질 것이다.


정지혜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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