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4.8% ↑… 금융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최고

지난 4월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인상된 데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수요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3월에는 4.1%를 기록하며 4%대에 진입했고 지난달에는 4% 후반으로 뛴 것이다.

지난달에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공업제품(2.70%p)과 개인 서비스(1.40%p)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전체 물가 상승률 4.78%의 4.10%p로 집계됐다.

상품 물가를 살펴보면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비롯한 공업제품이 7.8% 올랐다. 석유류는 휘발유(28.5%), 경유(42.4%), 자동차용 LPG(29.3%)가 일제히 오르면서 전월에 이어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3월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올랐다. 수입 소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0%), 국산 쇠고기(3.4%) 등이 올랐고 파(-61.4%), 사과(-23.4%) 등은 내렸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품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전기·가스·수도 물가도 한국전력의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6.8% 올랐다. 요금별 상승률은 전기요금 11.0%, 도시가스 2.9%, 상수도료 4.1% 등이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 서비스가 4.5%, 공공서비스가 0.7%, 집세가 2.0% 각각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3.2%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은 지난달과 같이 6.6% 올라 1998년 4월(7.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누적되고 경기 회복으로 수요 압력이 커지는 것이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세는 작년 같은 달보다 2.8%, 월세는 1.0% 각각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6% 올라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1% 올랐고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5.7% 올랐다.

구현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