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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제도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다. 인구 68만명에 면적은 한반도의 8분의 1 정도다. 수도 호니아라가 위치한 과달카날과 다이빙 명소인 기조, 문다 섬이 가장 유명하다. 아름다운 산호초와 열대어를 볼 수 있어 스쿠버다이빙과 낚시의 천국으로 불린다.

솔로몬제도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1943년 일본군과 미국군이 격전을 벌인 ‘과달카날 전투’의 무대다. 일본이 이 전투에서 패배하면서 태평양전선에서 연합군 반격이 본격화했고 일본 패망의 불씨가 됐다. 솔로몬제도의 전략적 가치를 보여준다. 과달카날 전투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미국의 거장 테런스 맬릭 감독의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1999년)이다. 씬 레드 라인은 삶과 죽음, 모호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의미한다.

솔로몬 제도는 2차대전 이후 줄곧 미국과 협력했다. 미국의 동맹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솔로몬제도를 자국의 ‘뒷마당’으로 여겼다. 2019년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가 집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소가바레 총리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선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솔로몬제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높이 평가한 중국은 ‘돈 폭탄’을 뿌리다시피 했다. 외교 관계 수립 후 소가바레 정부에 5억달러(약 6170억원)를 지원했다. 미국이 손 놓고 있을 리 없다. 29년 만의 대사관 재개관과 코로나19 백신 지원 카드로 맞섰다.

중국이 그제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맺었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이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기로 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안보협정엔 중국 함정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솔로몬제도는 미국의 군사거점인 괌에서 약 3000㎞, 호주와는 약 20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미국은 중국이 이곳에 군대를 파견해 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우려한다.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아름다운 섬나라가 미·중 갈등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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