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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인식 개선됐지만… ‘女 독박 육아’ 문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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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9 13:52:45 수정 : 2022-04-19 13: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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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2021 양성평등 실태조사’
10명 중 7명 “가사·돌봄은 아내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 역할 고정관념이 5년 전보다 완화됐지만 가사와 돌봄 문제는 여전히 여성에 집중돼 현실이 인식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성평등 체감도는 올랐지만 연령대별로 체감 수준은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가족부가 19일 발표한 ‘2021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보면 5년 전인 2016년보다 성에 따른 가족 내 역할과 직업 분리 등 성 역할 고정관념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물음에 조사 대상자 중 29.9%만 동의해 2016년(42.1%)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항목에는 2016년 53.8%가 동의했지만 지난해 그 비율이 17.4%로 떨어졌다. ‘남성은 생계부양, 여성은 자녀양육’이라는 전통적 성 고정관념이 희미해진 것이다.

 

직종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도 약해졌다. ‘직업군인과 경찰 등 남성이 다수 종사하는 직업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질문에 동의하는 비율은 44.7%에서 18.3%로 줄었다. ‘간호사와 보육교사 등의 직업이 남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도 46.5%에서 15.2%로 낮아졌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성 고정관념이 작았다.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은 줄었지만 현실에서 여성의 ‘독박 육아’ 문제는 여전했다. 10명 중 7명(68.7%)은 가사·돌봄은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부담한다’고 응답했다. 맞벌이인 경우에도 여성의 65.5%, 남성의 59.1%가 ‘아내가 주로 가사와 돌봄을 한다’고 답했다.

 

생활영역별 시간을 따져 봐도 여성의 가사 시간은 5년 전과 같이 2.7시간으로 남성(1.1시간)의 2.5배 가까이 됐고, 돌봄 시간도 여성(1.3시간)이 남성(0.5시간)보다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남성과 여성의 돌봄 시간이 모두 늘었지만 여성의 증가 폭(0.4시간)이 남성(0.2)의 2배였다. 최문선 여가부 여성정책과장은 “성 역할 고정관념이 대폭 개선됐는데 인식 개선을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제도를 활성화하고 남성의 돌봄 참여를 확대하는 제도를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성평등하다고 보는 체감도는 5년 전에 견줘 모든 연령대에서 높아졌지만 연령대·성별 격차가 컸다. 특히 20대에서 인식 격차가 가장 컸는데 ‘남녀평등하다’고 답한 20대 남성은 46.8%였지만 20대 여성은 22.4%에 그쳤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본 20대 여성은 73.4%, 20대 남성은 29.2%로 20대 남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다만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이 심각하다는 데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공감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 여성의 95% 안팎이 여성 폭력이 ‘심각하다’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남성의 80%도 이에 동조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성 불평등 문제로는 ‘여성의 경력단절’(28.4%)과 ‘고용상 성차별’(27.7%)이 꼽혔다. 이어 ‘여성에 대한 폭력’, ‘남성에 대한 돌봄 참여’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연령대가 낮을수록 ‘온라인 성별 혐오와 공격’과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뽑은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온라인에서 여성이 성적인 대상으로 다뤄지는 것을 민감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의식과 양성평등 수준, 가족 가치관 등을 5년마다 조사한다. 이번 결과는 2016년에 이은 두 번째 조사로 지난해 9∼10월 전국 4490가구의 만 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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