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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조절 힘든 원전·재생… ESS, 공존 대안 부상 [원전 vs 재생 ‘파워게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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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9 06:00:00 수정 : 2022-04-19 06: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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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비중 확대 위해 발전량 통제 급선무
“ESS 잘 쓰면 전력피크 때도 수급 감당”
출력 조절 쉬운 소형 원전도 해법 제시
영국 컴브리아주(州) 시스케일의 셀라필드 원전 산업단지 전경. EPA연합뉴스

영국이 원전 비중을 늘리기로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에너지 안보 전략은 ‘원전이 유일하게 신뢰할 만하고, 같은 크기의 부지에서 태양광발전의 수백 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저탄소 전원’이라고 명시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인사말에서 “무궁무진한 바람과 햇빛을 자원으로 이용하겠다”며 “안전하고 깨끗하고 가격이 적절한 원전도 포용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은 많은 면에서 대척점에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 둘 다 경직성 전원이란 점이다. 마음대로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전기가 충분해도 햇빛이나 바람을 줄여 전기 생산량을 억지로 줄일 수 없고, 원자로도 일단 발전을 시작하면 출력을 제한하기 힘들다. 그래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은 동시에 많이 늘릴 수 없다고 여겨진다. 수요보다 너무 많은 양의 전력이 송전망에 공급되면 전압이 너무 높아지고 계통 안정성이 떨어진다.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이 될 수도 있다. 여름철 태양광이나 제주도 풍력발전을 일부러 끊었다는 말 또한 화석연료발전과 원전으로 이미 전력 공급량이 충분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조절하지 못하니 아예 꺼버린 것이다.

그럼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같이 늘리겠다는 영국처럼, 재생에너지와 원전은 공존할 수 있을까.

에너지·환경정책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인 김승완 충남대 교수(전기공학과)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가 진행 중인 연구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전원믹스(전원별 구성 비율) 방안에 따라 모의 시험한 결과,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하면 현재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모두 늘릴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넥스트가 ‘차기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서 제안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공존하는 시나리오(원전 34%, 재생에너지 30%)로 전원믹스를 구성하려면 ESS 용량은 18.1GW(125.1GWh) 늘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원전 비중을 5% 늘릴 경우 ESS 용량이 약 3∼4GW(20∼25GWh)씩 증가한다고 전제했다.

2030년까지 가는 중간 단계로 원전 30%, 재생에너지 25%, 석탄 15% 그리고 나머지 30%는 액화천연가스(LNG)와 기타로 발전할 경우 ESS 필요용량은 7.1GW(35.4GWh)로 예측됐다.

김 교수는 “아직 연구 중인 단계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의 동시 상향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며 “ESS에 충분히 투자하면 합리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직성 전원인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같이 늘어나는 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전영환 홍익대 교수(전기공학)는 “기본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두 전원은 공존하기 힘들다고 본다”며 “지금과 같은 대형원전으로는 불가능하다. 대형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작고 유연한 형태의 원전이 만들어져야 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든 뭐든 출력 조절이 쉬운 원전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불편한 동거’가 영국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일까. 강해나 주한영국대사관 기후·에너지 담당관은 “영국은 워낙 연안지역 풍력발전을 키워서 원전과 같이 늘리기 어렵다는, 공존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했다. 강 담당관은 “원전은 대규모이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반면, 재생에너지는 소규모로 분산된 에너지로 같이 늘리기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의견 같다”며 “영국 정부도 에너지 안보 전략 보고서에 원전을 24GW 늘리겠다고 했는데, 풍력발전 등 다른 에너지원도 동시에 늘린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환경팀=윤지로·김승환·박유빈 기자

박유빈·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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