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조선시대사학회 회원들과 한양도성 답사에 나섰다. 한양도성은 태조 때 한양으로 천도한 후 정도전이 주관하여 쌓은 도성으로, 백악산에서 낙산, 남산, 인왕산을 잇는 성을 쌓은 것이다. 97개 구역으로 나누어 공사를 진행했고, 그 길이는 총 18㎞에 달한다. 태조 이후 세종 때 본격적인 수축 작업을 했고, 조선 후기에는 숙종과 순조 대에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했는데, 시기별로 쌓은 돌들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혜화역에서 모여 낙산공원으로 방향을 정하였다. 그런데 낙산공원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인조의 3남 ‘인평대군(麟坪大君)’을 ‘이녕대군’으로 표기했고, 영어 안내판에는 안평대군과 착각하여 ‘Anpyeong’로 표기해 놓았다. 이외에도 표지판에 오타로 볼 수 있는 글자들이 많았는데, 역사 유적을 설명하는 표지판 제작에는 보다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 낙산공원에는 홍덕(弘德)이라는 궁녀가 낙산 자락에 밭을 일구어 효종에게 김치를 올렸다는 흔적을 볼 수 있는 현장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수록된 ‘동국여지비고’ 한성부에는 ‘홍덕이 밭’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나인 홍덕이 병자호란에 포로가 되어 심양에 들어갔는데, 김치를 잘 담가서 때때로 효종이 인질로 있는 집에 드렸다. 효종이 왕위에 오른 다음, 홍덕도 돌아왔는데, 다시 김치를 담가서 나인을 통하여 드렸다. 임금이 맛을 보고 이상히 여겨 그 출처를 물으니 나인이 사실대로 아뢰었다. 임금이 놀라고 신기하게 여겨 곧 홍덕을 불러들여서 후하게 상을 주려고 하니, 홍덕이 굳이 사양하면서 감히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임금이 이에 명하여 낙산 아래 밭 몇 경(頃)을 하사하여 그 수고를 갚아 주었다. 지금도 그 밭을 홍덕이 밭이라고 한다”는 기록이다. 홍덕이가 배추를 재배한 밭이 낙산공원 안에 조성되어 있는 사실이 흥미롭다. 화창한 봄날에 한양도성 길을 따라가며, 다양한 역사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만나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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