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우크라 침공 수혜국은 독일과 영국, 그리고 북한”

입력 : 2022-04-09 21:25:26 수정 : 2022-04-09 21:25: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화들짝
독일은 재무장, 영국은 EU와 재결속
北, 러시아에 붙어 정치·경제적 이득
태양절 등 4월 기념일 맞춰 도발 전망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와 질서에 변곡점을 가져왔다. 에너지 공급 부족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세계는 경제적 타격을 입었고, 냉전 시대를 방불케 하는 러시아와 서방국들 간의 긴장 고조로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주변국의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이런 혼돈 속에서도 몇몇 국가는 이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의 적 맞아 내부 결속 다진 유럽

 

러시아라는 외부의 적이 등장하자, 유럽이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흔들리던 유럽연합(EU)의 결속이 보다 공고해 진 것이다.

 

특히 가장 큰 수혜는 독일과 영국이 봤다는 평가다. 독일은 재무장 기치를 다졌고,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아웃사이더로 전락했던 영국은 다시금 유럽대륙과 가까워질 기회를 잡았다.

 

세계대전 전범국이라는 족쇄에 묶여있던 독일은 본격적으로 국방력 강화에 나설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향후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들며 이스라엘제 미사일 방어(MD)체계 도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영 방송 ARD과의 회견에서 독일이 이스라엘제 요격 미사일 체계 ‘아이언돔’(Iron Dome)과 같은 방어체계 구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를 겨냥해 “자기 이익을 위해 폭력 사용을 할 준비가 된 이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연설을 통해 올해 1000억유로(약 134조2000억원)의 추가 국방기금을 조성하고 2024년까지 현재 GDP 대비 1.5% 수준인 국방비도 2%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최대 35대까지 도입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동맹을 과시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후 경색됐던 양측 관계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트러스 외무장관은 “이 위기(우크라이나전)와 관련해 말하고 싶은 점은 영국이 EU와 매우, 매우 긴밀하게 협력했다는 것”이라며 “물론 EU와 이견을 보이는 분야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는 자유, 사람들이 스스로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믿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하나로 뭉쳤다”고 강조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신냉전 반겨…정치·경제적 이득 볼 것

 

서방대 러시아라는 진영 구도는 북한에게 나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미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밀착해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38노스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가장 중요하고 실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경제”라면서, 북한이 서방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봤다.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동참 압박을 받는 중국과 달리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왕따’ 신세인 만큼,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도 잃을 게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38노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안보리 제재에 따른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는 50만 배럴인데, 러시아가 더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를 무시하고 북한 노동력 수입을 재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간 교역의 경유지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38노스는 외교적 측면에서도 “전 세계가 다시 진영화되는 데 대해 북한이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어려움을 겪어왔던 북한이 신냉전 도래로 자신들의 이익을 더 성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38노스는 “한국의 정권 교체로 대북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면서도,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이 한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 행사를 일주일 앞둔 8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국경 일대에 북한 군인들(빨간 동그라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프랑소와 봉땅 신임 주한 벨기에대사도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힘을 과시할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춰야 한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우리나라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4월은 북한의 대형 기념일이 몰려있어 북한이 대내 선전용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1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고, 15일은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기념일이다. 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이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4월15일 기념일과 관련해 북한이 또 다른 도발적 행동에 나설 유혹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추측하고 싶지는 않지만 미사일 발사일 수도 핵실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기를 확실히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