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소쿠리 투표’ 책임 선관위, 감사원 감찰 거부할 자격 없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4-07 23:27:57 수정 : 2022-04-07 23:27: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 대선 때 ‘소쿠리’ 투표 논란을 빚은 중앙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계획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형동 의원이 감사원의 최근 대통령직인수위 업무보고와 관련해 선관위에 보낸 질의에 대해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감사원의 선관위 감찰은 헌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헌법기관의 직무수행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다. “독립기관인 만큼 선거업무 감찰은 내부 감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는 선관위의 상황도 전달받았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오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얼마 전 인수위 간담회도 거부했던 선관위가 이번에는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다.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감사원은 “대선 관리 부실 의혹은 중대한 사안일뿐 아니라 감사원법상 직무감찰 배제 기관은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뿐”이라며 “선관위 업무감찰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인수위도 “간담회에 이어 감찰도 거부하겠다는 선관위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선관위는 지난 10년간 감사원의 감사를 네 차례나 받은 전례가 있다. 무소불위의 기관이 아니다”라고 했다.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 지금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자초한 실수에 대해 자성해야 할 때다. 재작년 4·15 총선과 작년 4·7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대선 과정만 놓고 보더라도 선관위의 행태는 정치적 중립성·독립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 맞는지 믿기 어려운 원시적인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무슨 할 말이 있나. 선거보조원이 투표용지를 소쿠리와 비닐봉지 등에 담아 옮기고 이미 기표된 용지를 나눠주는가 하면, 참관인도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고도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은 “지금은 부족한 부분을 고쳐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직원들에게 메일을 돌리며 여태껏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수위는 윤석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석이 된 선관위원 2명을 중립적인 인사로 서둘러 채우도록 해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선관위 개혁에도 즉각 나서야 한다. 기울어도 한참 기운 선관위를 바로 세워야만 민주주의도 바로 서게 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