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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우조선 사장에 ‘文 동생 친구’ 알박기, 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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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31 23:32:06 수정 : 2022-03-31 23: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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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보류요청 묵살, 인사 강행
최대 주주 産銀 회장은 친여 인사
청와대·인수위 상호 비난전 재개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만류에도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에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가 선임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8일 박두선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의 동생 문재익씨와 1978년 한국해양대에 함께 입학한 사이다. 그는 2018년 1월 문 대통령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하자 함께 쇄빙선에 탑승해 직접 의전을 맡았다. 상무급 임원이 대통령 의전에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4년 만에 대표가 된 것이다.

 

4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55.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외형상은 민간기업이지만, 사실상 공기업으로 인사와 경영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인사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럿이다. 대우조선의 최우선 목표는 매각과 경영 정상화인데 조선업 현장에서만 일해 온 박 대표가 이를 처리할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2002년부터 대우조선 사장, 부사장으로 일한 28명 중 선박 생산 현장 출신은 박 대표가 유일하다. 이번 인사를 단순한 오비이락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정황이 석연치 않다.

 

인수위는 금융위원회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진 인선 유보를 요청했다. 금융위도 산은에 이 지침을 여러 번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요청을 묵살하고 인사를 강행하자 인수위는 발끈했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며 감사원 조사 요청 방침을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하며 “인수위가 대우조선 사장에 눈독을 들였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반격했다. 지난 28일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으로 봉합되는 듯했던 신·구 정권 간 충돌이 사흘 만에 재연된 것이다.

 

산은도 “대표 선임 절차에 관여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으나, 과거부터 대우조선의 정치권 낙하산 인사는 유명했다. 더구나 이동걸 산은 총재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저서 출간 축하연에서 “가자! (민주당 집권) 20년!”이라고 건배사를 하는 등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불려왔다. 대우조선이 회생 방안을 마련하려면 새로 출범하는 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수뇌부가 구 정권 인사들로 채워져 있으면 업무 협조가 원활할 수 없다. 문 대통령도 전임자의 인선이 새정부 국정 운영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절감했을 터다. 현 정권은 더 이상 임기 말 인사권 행사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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