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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BM 레드라인’ 넘은 北, 혹독한 대가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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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25 00:06:11 수정 : 2022-03-25 0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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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정권교체기 노려 발사
국제사회 고립 등 파국 재촉할 뿐
신·구 권력 손잡고 단호히 대응해야

북한이 기어이 레드라인을 넘었다. 어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신형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선언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 유예) 철회를 시사한 지 두 달 만에 실제 행동에 옮긴 것이다. 이로써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북·미 간 신뢰를 상징하는 조치였던 모라토리엄이 4년 4개월 만에 깨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이번 발사가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은 대응조치로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2020년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7형’은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탄두를 여러 개 장착할 수 있다. 사거리 1만3000∼1만5000km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의 ICBM 발사로 한반도 정세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북·미 간 강대강 대결구도가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전략폭격기나 항모 전단 같은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대거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 등에 나서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예고한 만큼 남북관계도 경색이 불가피하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한 상황을 노려 도발을 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여념이 없는 사이 핵·미사일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더욱이 지금은 한국 정권 교체기다. 정권이 이양되는 어수선한 틈을 비집고 핵무력을 완성해 미국과의 협상을 비핵화에서 핵 군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키우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북한이 바라는 것과 정반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파국의 길에 들어설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 대응이다. 문재인정부가 5년 내내 보여준 굴종적 태도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음이 증명됐다.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만이라도 냉정하고 현실적인 자세로 북한 도발을 막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삼각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와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 이전 문제로 옥신각신할 게 아니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안보에는 신·구 정부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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