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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 귀향 계기로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 종지부 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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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25 00:05:44 수정 : 2022-03-25 00: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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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한 뒤 대구 달성군의 사저에 입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017년 3월 구속돼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지난해 12월31일 석방됐다. 4개월간 지병 치료를 받아온 그는 최근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절차에 의해 파면되는 오명을 남겼지만 여전히 정치적 위상은 탄탄하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그의 일상 복귀가 정권이양기 정치권과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국론분열의 단초가 되어선 안 된다. 5년 만에 국민 앞에 섰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은 건 바람직하다. 그는 사저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힘들 때마다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고도 했다.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22일 박 전 대통령에게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난을 보냈고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마무리 잘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국정농단 수사로 박 전 대통령과 악연을 맺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며 5월10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했다. ‘전·현직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는 통합과 화합의 취지라니 박 전 대통령도 흔쾌히 수락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을 지키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호 등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주변 인사들이 그를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 해선 안 될 일이다. 나아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을 놓고 신·구 권력이 충돌하고 진영 갈등으로 국민이 둘로 쪼개진 엄중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갈등 해소와 국민 통합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 정치의 새 장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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