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채권은 모두 1235종목이다. 약 3년간 184개사가 발행한 녹색 채권과 지속가능 채권, 사회적 채권으로, 상장 잔액도 168조원이나 된다. 기후 대응과 탄소 중립의 선결 과제인 에너지 및 산업계의 ‘녹색 대전환’ 노력에 힘입어 ESG 채권이 전환자금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ESG 채권은 특수목적 채권으로 국제적인 채권원칙(Bond Principles)에 부합해야 한다. 따라서 자금 관련 ‘용도’(Use of Proceeds)와 ‘프로젝트 평가 및 선정 절차’(Process for Project Evaluation & Selection), ‘관리’(Management of Proceeds)’, ‘사후 보고’(Reporting) 등의 핵심 내용이 포함된 관리체계(Framework)를 구성하고 인증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 평가(External Review)나 사후 보고는 별도의 기관에서 받게 된다.
현재 전 세계 ESG 채권의 98%(지난해 기준)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채권원칙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공식적으로 ICMA의 원칙을 발행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한국은 ESG 채권을 활발하게 발행하는 국가 중 한곳으로 지난해부터는 거의 매월 3조원 이상 된다.
ICMA는 지난해 9월23일(한국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사회적 채권원칙을 논의하는 소셜 본드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2021~22회기 위원을 정했는데, 이 위원으로 국내에서는 UN SDGs 협회가 선정됐다. 앞서 협회는 작년 2월부터 ICMA 채권원칙 옵서버 기관으로도 선정돼 전 세계 ESG 채권의 우수사례와 확산 등에 참여해왔다.
협회는 ICMA의 국내 유일한 채권원칙 옵서버 기관 및 사회적 채권 워킹그룹 위원으로, 글로벌 투자 운용사와 신용평가사, 연·기금 등을 포함한 22개국 72곳의 주요 금융기업 및 기관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워킹그룹 주요 참석 위원으로 영국의 BNP 파리바(Paribas), 바클레이(Barclays), 다이와 캐피탈(Daiwa Capital Markets), HSBC, 미국의 씨티은행(Citi Commercial Bank),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블랙록(BlackRock), J.P. 모건(Morgan) 등이 참여한다. 프랑스에서는 EDF,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 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악사(AXA) Investment Managers, 아문디(Amundi International), 비지오 아이리스(Vigeo-Eiris), 일본에서는 미쓰비시(Mitsubishi) UFG Securitie, 노무라(Nomura Holdings) 등이 각각 참석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의결권 기구 ISS와 3대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Moody’s), S&P 글로벌(Global), 피치(Fitch Ratings) 등도 채권원칙 그룹의 멤버다.
ICMA는 현재 ‘2022 사회적 채권 프레임워크’의 개정 작업(Working Towards a Harmonized Framework for Impact Reporting for Social Bonds)을 진행하고 있으며, 협회 측도 이에 참석하여 개정을 둘러싼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까지 열린 회의에서 ICMA는 프레임워크 부록(Harmonised Framework: I, III)의 업데이트 중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연계성 강화를 지속해서 제안했다. 아울러 이를 반영하여 사회적 채권뿐 아니라 다른 ESG 채권에서도 SDG 연계(Mapping)를 중요 화두로 부각할 예정이다.
UN SDGs 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시작한 SRC 리스트 발표에 이어 올해부터는 그동안 발행된 국내 ESG 채권의 우수사례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SRC는 ‘ESG-SDGs 연계 우수기업 추천 리스트(Statement list of Recommendation ESG Global Corporate Excellence through SDGs)’로, 우수한 지속가능금융 사례를 선정하여 글로벌 자본 시장에 소개하고, 배포할 목적으로 발표된다.
협회는 지난해 7월19일 국내 ESG 채권 발행 기업 95곳을 대상으로 311개 주요 항목과 지표를 통해 내용을 검토하고 SRC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SRC 리스트 공개 전인 내달 중 먼저 ESG 채권 우수사례 후보를 발표한다.
지속 가능한 금융의 미래를 이끌 국내 ESG 채권 시장의 선두주자가 어떤 기업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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