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열흘 만에 잡힌 동해안 산불… 재발 방지 근본대책 마련하길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3-13 23:41:48 수정 : 2022-03-14 00:04: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3일 경북 울진군 북면에서 본 산들이 잿더미로 변해있다. 뉴스1

동해안을 불바다로 만든 대형 산불이 어제 울진·삼척지역 주불 진화를 끝으로 열흘 만에 꺼졌다. 불이 난 지 213시간43분 만인데, 역대 최장이다. 울진 1만8463ha, 삼척 2369ha, 동해 2100ha, 강릉 1900ha 순으로 피해를 봤다. 총 2만4940ha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는데, 서울 면적의 41.2%에 해당한다. 여의도(290㏊)의 86배, 축구장(0.714㏊) 3만4930개를 모아 놓은 크기다. 지금까지 가장 피해가 컸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의 2만3794ha를 뛰어넘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대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화마에 집과 농경지 등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었다. 주택 388채, 공장·창고 193곳, 농업시설 227곳, 종교시설 등 90곳이 전소되거나 반파됐다. 이재민들의 비통함과 절망감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나. 노령층이 피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때 산불은 울진 원전과 삼척 LNG 생산시설 부근까지 번졌다. 울진읍 등 주거밀집지역과 금강송 군락지도 끊임없이 위협했다. 그제만 해도 산림당국은 마지막 불길이 남은 울진 응봉산에서 악전고투했다. 마침 봄비가 내리면서 겨우 위기에서 벗어났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위한 피해 복구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울진과 삼척은 이미 지난 6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어제 행정안전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수습복구지원본부로 전환해 주택 소실 등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이재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더는 데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산불 확산 상황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렀던 국민들도 동해안 주민들을 위해 온정의 손길을 보탰으면 좋겠다.

 

이번 동해안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진 데는 건조한 날씨가 몇 달째 계속되는 상황에서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분 게 영향이 컸다. 세계 곳곳이 극심한 가뭄에 따른 재앙적 산불로 고통받는 게 남의 일이 아님을 각인시켰다. 동해안 산지에 빼곡히 심긴 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진화를 더디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산림을 복구할 때 불에 잘 타지 않는 수종으로 교체하는 조림사업의 방향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불의 원인이 방화와 운전자의 담뱃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과학적 감시장비 도입 등 재발 방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