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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무늬만 비대위’로 무슨 쇄신을 하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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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13 23:42:01 수정 : 2022-03-14 0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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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20대인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어제 선임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n번방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출신이다. 비대위원에는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 권지웅 전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배재정·채이배 전 의원, 이소영·조응천 의원이 발탁됐다. 전체 비대위원 절반이 2030세대다.

비대위 인선 내용을 보면 민주당이 과연 대선 패배 원인을 알고 있는지, 당을 쇄신할 의지가 있는지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당내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2030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인선을 밀어붙였다. 박 공동위원장 발탁은 ‘이대남’(20대 남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맞대응 카드 성격이 강하다. 박 공동위원장은 ‘이대녀’(20대 여성)가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로 결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대위 면면을 보면 인적 쇄신과 당 혁신을 하려는 비대위를 꾸린 건지 선거를 앞두고 선대위를 구성한 건지 헷갈릴 정도다.

비대위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민심이 문재인 정권 5년 실정을 심판한 결과다. 그런데도 원내대표로서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윤 위원장을 임명한 것부터가 난센스다. “50년 집권” 운운하며 오만을 떨다가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거대 여당이 대선 패배를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윤 위원장을 내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윤 위원장은 당내 강성 친문과 586의 핵심 인사다. 원내대표 시절 거대 의석을 앞세운 ‘의회 독재’의 주역이다. 21대 총선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더 어이없는 건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 기여한 당원에게 포상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에게 일종의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을 해도 모자랄 판에 포상을 하겠다니 야당 신세로 전락하게 된 정당이 맞나 싶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어제 SNS에 “내로남불 오만한 행태를 거듭하다 심판받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나는 책임 없다’는 듯 욕심만 탐하다가는 영구히 퇴출당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이 적당히 개혁하는 시늉만 내다가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간다면 정 의원의 경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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