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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가·환율·물가 급등 ‘퍼펙트스톰’ 위기, 대비책 서두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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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7 23:55:24 수정 : 2022-03-07 23: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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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30달러 선을 돌파, 140달러에 육박했다고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한국경제가 유가, 환율, 물가 급등에 따른 퍼펙트스톰(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그제(현지시간) 국제유가(브렌트유)가 장중 한때 18% 급등해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선물거래가 시작된 199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란 핵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원·달러 환율도 어제 1년9개월 만에 122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이 1년 4개월 만에 “과도한 불안심리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설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다.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2% 넘게 폭락했다. 유가·환율 상승은 원자재 가격과 직결돼 국내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 실제 지난달 3.7%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이번달 4%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곡물·식물성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주요 농산물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식료품비까지 들썩거릴 조짐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가계 소득을 낮춰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성장정체로 이어질 공산이 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방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를 떠안고 있는 서민들에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이은 재정살포로 물가를 자극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초유의 2월 추경도 모자라 선거 후 수십조원을 퍼붓겠다는 후보들 공약이 난무하며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전 단계로 경기 회복이 둔화하는데 물가만 오르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가, 환율,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변수가 물가를 좌우하는 상황이라고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장밋빛 환상에 기인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은 더더욱 금물이다. 에너지·환율·곡물 등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가동해야 할 때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과 비축유 방출 등도 필요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지금의 고유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추세적 흐름이다. 원자재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장기적 에너지원 확보에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지체할수록 서민들의 고통만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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