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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공격하고 임시휴전 무산시킨 러시아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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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6 23:07:44 수정 : 2022-03-06 23: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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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에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해 점령한 데 이어 미콜라이우에 있는 우크라이나 2위 규모 원전에 접근했다.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핵전쟁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가 몰려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4일 러시아군 포격으로 원자로 1호 격실 일부가 훼손됐고 인근 건물에 불이 났지만 다행히 방사성물질은 누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세계는 핵 재앙을 가까스로 피했다”며 “핵시설이 이번 분쟁의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전 공격은 테러 행위와 진배없다. 원전 시설이 훼손되면 방사성물질 누출 참사를 빚을 수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우크라이나에서 또 다른 참극이 벌어져선 안 될 일이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악화일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등을 포위하고 민간시설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2차 평화협상에서 5일부터 마리우폴과 볼노바하에서 민간인이 빠져나갈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해당 지역에서 임시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휴전 요청에 즉각 응했으나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방패 삼아 자신들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측이 휴전 연장 의지를 보이지 않아 공격 행위가 재개됐다”고 선언했다. 부대를 재정비할 시간을 벌려는 기만 행위다. 마리우폴 등에서는 전기·식수·난방 공급이 끊기고 생필품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전쟁으로 최대 4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민간인 살상 등 만행을 멈추고 유엔 결의대로 즉각 철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예상밖으로 완강한 저항을 하는 현실을 유념해야 할 때다. 이번 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지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례 없는 대러시아 압박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깊이 발을 들여놓을수록 국제사회에서의 고립만 심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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